20대 국회, 출발이 실망
20대 국회, 출발이 실망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7.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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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편집부국장
 사상 최악 국회를 뒤로하고 큰 다짐으로 시작한 20대 국회가 출발부터 실망이다. 출범 한 달도 채 안 된 상황에서 이군현, 박대출, 강석진 등 경남 의원 세 명이 구설에 올랐다.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통영ㆍ고성)은 보좌진 급여를 돌려받아 불법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의원은 4년에 걸쳐 보좌진 월급에서 2억4천400만 원을 되돌려 받아 사무소 운영비 등에 사용한 혐의다.

 이어 박대출 의원(진주갑)ㆍ강석진 의원(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함께 ‘친인척 채용’ 파문으로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조카를 5급 비서관으로, 강 의원은 처조카를 9급 비서로 각각 채용했다. 논란이 일자 이들 보좌진은 지난달 30일 사표를 제출했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파문은 결국 300명 전체 의원으로 확대됐고, 새누리당 중앙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의원이 8촌 이내의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보좌진들이 자신이 보좌하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낼 수 없도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달 30일 당무감사원을 내세워 서영교 의원에게 만장일치로 중징계를 결정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앞다퉈 국민을 실망시킨 보좌진 파문에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월 창당대회에서 당 공동대표로 선출된 지 149일 만인 지난 29일 4ㆍ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의 책임을 지고 천정배 대표와 동반 사퇴했다. 총선에서 예상 밖 선전으로 제3당 지위를 구축했던 국민의당이 지도부 공백 사태에 빠지면서 국회 운영에 혼란과 차질이 불가피하게 한 것은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 다수가 보내준 지지에 비춰 큰 민폐다.

 국민의당은 이번 리베이트 의혹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조처로 일관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종일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박선숙ㆍ김수민 의원과 구속된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당헌과 당규에 따라 ‘기소 시 당원권 정지’라는 실망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이를 지켜본 국민은 깨끗한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스스로 내세운 ‘새 정치’와 거리를 벌리고 있다는 비난을 한다. 선거와 관련해 당이 내야 할 돈을 광고ㆍ인쇄 업체가 대신 내도록 하고, 이 돈의 일부를 실제 사용한 선거비용인 것처럼 꾸며 선관위에서 1억 원을 부당하게 보전받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정당이 시작부터 사기를 친다면 국민이 앞으로 그들을 지지하겠는가?

 그동안 정치권의 도덕 불감증에 대한 국민의 인내는 한계치를 넘었다. 이런 시점에서 20대 국회의 출발은 국민에게 새희망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에 부풀게 했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터진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과 일부 의원의 잇따른 ‘가족 채용’ 논란은 또다시 심각한 정치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20대 국회가 출범 한 달여 간 보여준 모습은 목적지 없는 거친 항해를 시작한 난파선과도 같다.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찾아온 정치인의 도덕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각 당이 법안 추진과 징계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지난 세월 동안 일이 터지면 땜질식으로 내놓았던 수많은 메아리 중에 하나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자정 노력마저도 요식행위에 그친다면 국민은 다시는 정치권에 희망을 품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국민은 이참에 국회의원의 도덕이행을 강제하고, ‘갑질’을 제도적으로 막아 정당의 투명한 운영을 보장하는 법과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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