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에 폭언 언제까지
아파트 경비원에 폭언 언제까지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6.07.0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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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서 태도 거슬려 폭행 택배 수령ㆍ분리수거 등 잇달아 부당대우 눈살
 최근 경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처우나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지만 입주민의 부당한 지시와 폭언ㆍ폭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비원 본연의 임무는 방범ㆍ안전 점검이지만 입주민들은 택배수령부터 분리수거까지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어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아파트 경비원을 때리고 침을 뱉은 주민 이모(66)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3시 20분께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경비원 김모(58) 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침을 뱉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방문객 차량이 입주자용 입구로 들어가려 하기에 다른 문으로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자 이씨가 화를 내며 자신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선 지난 2월 2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아파트에서는 입주민 A(61)씨가 반말을 하는 등 태도가 공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 B(75)씨의 얼굴 등을 폭행했다. A씨의 폭행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30여 분간 계속됐다.

 이처럼 최근 아파트 경비원이 부당한 지시에 항변하다가, 혹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입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55세 이상의 고령자인 이들은 대부분 아파트 위탁관리업체에서 간접고용 형태로 일을 한다.

 일자리가 불안정하다 보니 사실상 고용주의 위치에 있는 입주민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세대는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아파트 노동자 지원방안연구’ 자료에서도 잘 드러난다.

 설문에 참여한 아파트 경비원 455명은 평균 149만 2천원의 임금을 받으면서 대부분(97%)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낮은 임금’과 ‘장시간 근무’가 가장 힘든 점으로 꼽혔으나 ‘입주민 응대’나 ‘업무실수에 대한 부담’ 등 입주민과 관련된 답변도 상당수 있었다.

 실제로 ‘입주민에게 욕설이나 무시, 구타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10명 중 2명 이상(22%)의 경비원이 ‘있다’고 답변했다.

 경비원은 본래 임무인 방범ㆍ안전점검 외에 입주민 요구에 따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들은 방범ㆍ안전점검 28.6%, 택배관리 20.2%, 주변청소 19.3%, 주차관리 16.3%, 분리수거 16.2%, 기타 15.5% 등 순으로 업무 시간을 보낸다고 답변했다.

 입주민 개개인이 볼 때는 간단한 업무처럼 인식되지만 수백명의 입주민을 상대해야 하는 경비원 입장에서는 업무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창원지역 경비원 C(68)씨는 “통상 3개월에서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입주민에게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항변하기가 쉽지 않다”며 “열악한 근로환경에 시달리거나 부당한 처사를 당해도 일을 계속하려면 참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비원 D(65ㆍ김해시)씨는 “계약이 단기로 이뤄지다 보니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다”며 “게다가 경비원을 아랫사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힘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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