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23:18 (화)
김해공항 확장이 김해에 미치는 영향
김해공항 확장이 김해에 미치는 영향
  • 김은아
  • 승인 2016.06.27 2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6월 21일, 김해YMCA 회의실에 모인 밀양신공항반대 대책위원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24일로 예정됐던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가 앞당겨져 발표됐기 때문이다. 밀양신공항을 반대했던 대책위원들의 긴장이 풀리는 동시에 새로운 걱정과 고민이 다가왔다.

 ‘김해공항 확장’ 최선의 대안이기는 하지만 김해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시한 김해공항 확장은 새 활주로가 기존 활주로와 40도 각을 둔 V자 형태로 돼 있다. 그 꼭짓점의 한 방향이 향하는 곳은 김해 외동 임호산 쪽인 것 같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김해는 불암과 대동, 김해시청 인근 지역에 이어 내동, 장유까지 항공기 소음과 사고의 위험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30년 전, 부원동에 신혼을 차렸던 아주머니가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소리에 한숨을 쉰다. 갓난아기를 조심스레 재우고 나면 머리 위를 지나가는 비행기 소음으로 아기가 놀라 깨기를 수없이 반복했다던 그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그분은 말씀하셨다. 30년을 살다보니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도 같지만 여전히 비행기 소음은 자신의 귀를 괴롭히고 이웃과의 대화를 막는 불편함을 주고 있다고. 항공소음 기준을 따지는 사람들이 정해 놓은 기준보다 그 속에 살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다.

 아직까지 한 번도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는 소음 실태를 이제 구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현재 비행기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생활을 불편을 느끼는지 설문조사를 하고, 소음 측정을 통해 그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그것을 토대로 향후 김해공항 확장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실태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소음피해와 항공기 사고 위험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국토부와 부산시, 그리고 김해시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해시는 23일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한 김해시의 입장’ 발표에서 항공소음 피해 및 환경오염 분석과 대책, 시민피해 최소화 방안과 보상대책, 신공항을 활용한 국책사업 유치와 지역 개발사업 발굴, 경전철 수요창출과 도로 교통망 구축, 문화관광 및 지역경제 연계방안 등을 다각도로 다룰 ‘신공항 전담팀’을 신설해서 신공항 문제를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의 소음피해 지역 지정률과 주민지원사업 지원비 교부율을 피해지역 중심으로 전면 재조정하는 내용을 법적ㆍ제도적으로 보장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김해에 미치는 소음 피해 등 영향 분석을 위해 자체 용역을 실시하는 등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해시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피해를 입게 될 시민들과 김해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김해시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시민들이 함께 동참해야 할 때가 됐다. 직접 피해의 당사자인 시민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힘은 반감될 것이다. 아직 정부에서 김해공항 확장과 관련해 구체적인 것을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김해공항의 확장이 대안으로 제시됐고 그것이 결정된 이상,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해서 김해시민이 최대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다.

 열린 창문으로 밀려들어오는 항공기 소음이 직원과의 대화를 가로막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