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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청소년문화 노력 절실
건강한 청소년문화 노력 절실
  • 박영태
  • 승인 2016.06.23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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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
 우리 사회에는 구석구석에 집단따돌림, 소위 왕따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비단 청소년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단어가 아니라 학교, 직장 등 집단화 돼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러한 문제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성인인 경우에도 가만히 과거를 회상해보면 학교폭력과 왕따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어른이라고들 하는 세계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비일비재하게 존재하고 알게 모르게 스스로 자학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심리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심리치료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야말로 이러한 현상이 유독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특정인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사회적 문제로 볼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문화로 볼 것인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 또한 달라진다. 문제로만 본다면 악의 근원으로서 퇴치의 대상으로 법적, 제도적 재제수단을 마련하는 것을 급선무로 볼 것이고, 문화로 본다면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교육현장에서부터 부정적 관점의 접근이 아닌 긍정적 접근을 통한 한 개인의 품성 개발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

 지난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성별 청소년 위기 경험 비율 자료에 의하면 자살 관련 경험에서 남학생이 16.4%, 여학생이 28.9%로 나타났다. 그리고 가출 고민의 경험에서 심각하게 가출 고민을 하고 있다에 남학생이 18.9%, 여학생이 25.1%로 나타났다. 여기서 비율상으로 따지면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사회적 문제에 더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비율이 자살과 가출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는 사실이다.

 자살 충동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자료에 따르면 성적 고민과 부모님의 잔소리가 많으며 학교폭력과 따돌림 또한 한몫하고 있다. 또한 실제 청소년들의 가출원인은 부모이혼, 아동학대, 가난 등 대부분이 가정의 문제에서 발생한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도 그대로 축소판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견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에 대한 건강한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는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에서도 우리 지역 청소년들의 교육과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는 학교 현장을 비롯해 우리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협력하고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OECD 자살률 1위라고 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왕따가 왕이 되는 사회가 될 수 있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는 우리 지역사회에서 함께 풀어갈 과제가 아닌가? 학교 안에서의 민주시민교육과 인성교육 등을 통해 교육문화와 교육방법도 바꿔야 하겠지만, 마을에서 지원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 또한 중요하다. 특히 우리 지역사회를 돌아보더라도 청소년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누구에게도 지나친 간섭을 받지 않고 항상 관리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 주체가 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전용 문화공간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항상 교육의 대상으로서만, 입시교육의 희생양으로서만 내몰려 있는 청소년들에게 본인의 진로를 고민하고 또래집단끼리 자유롭게 토론하고 교제할 수 있고, 본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전용공간 조성부터가 ‘왕따가 왕이 되는 사회’ 즉 왕따가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왕 따뜻한 건강한 청소년문화를 만들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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