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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과 ‘새누리당 위기’
‘권불십년’과 ‘새누리당 위기’
  • 서울 이대형 기자
  • 승인 2016.06.21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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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 서울지사 정치부장
 ‘권불십년(權不十年)’, 아무리 드높은 권세도 십 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오래 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권력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바로 지금의 새누리당을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은 5년 단임제다. 10년 단위로 정권이 교체됐다.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뒤 노태우-김영삼 정부 10년(보수),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진보)을 거쳐 보수 성향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잇달아 들어섰다.

 이처럼 ‘권불십년’은 정권교체 주기가 10년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차기 정권은 진보 세력, 현재의 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권력은 잡은 쪽이 그렇지 못한 상대방을 담아내야 한다. 상대방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권력을 가진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포용하고, 자기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도 이를 담아내는 그릇도 커진다. 만약 가진 자의 포용과 자기희생이 없으면 권력이 다해가는 속도는 그만큼 빨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새누리당의 혁신비대위를 둘러싼 갈등을 보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권력을 잡으려는 의지가 분명 없는 것 같다. 친박이 바라보는 권력의 속성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두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된 계파로 강하게 응집하는 것이 자신들의 국회의원직만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대의가 아니라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한 소의적 정치 행태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내부사정을 감안하면 이미 권력을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다. 4ㆍ13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할 구심점은 찾아 볼 수 없으며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친박-비박 갈등으로 이미 국가서열 2위 자리인 국회의장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무기력하게 넘겨줬다. 뒤늦게 출범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도 ‘혁신’은 없고 ‘지도부 이양’에만 맞춰지는 모습이어서 친박계에 힘을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당내에선 “정권 재창출을 포기하자는 거냐”는 강한 반발도 터져나왔다. 혁신비대위는 결국 탈당의원의 복당결정으로 닻을 올리자마자 좌초위기에 내몰렸다.

 여기에다 ‘텃밭’인 영남권도 두 개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갈등을 빚었던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얘기도 들린다. 영남권 의원 사이에서는 “국회의원은 야당의원을 해야 제맛이 난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권력에 도취된 일부 정치인들이 정권이야 어찌됐던 자신의 가슴에 금배지만 달면 된다는 독선만이 존재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위기 배경에는 국민의 뜻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경제를 살려내라는 것이다. 또 낮은 자세로 섬김과 신뢰의 정치, 소통의 정치를 해 달하는 주문이다. 고인 물은 언제가 썩기 마련이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건강한 정치를 해 달라는 유권자의 지상 명령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현명하다. 1992년 14대, 2000년 16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결과는 여소야대를 엮어냈다. 정치권은 국민이 왜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주었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은 항상 더 겸손한 자의 편에 선다는 사실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과연 정권재창출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됐는지 묻고 싶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한사람의 아전인수식 해석은 국민들을 정말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시계는 오늘도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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