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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유승민 의원
뜨거운 감자 유승민 의원
  • 이태균
  • 승인 2016.06.08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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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누구보다 총애했던 친박의 유승민 의원이 이젠 180도로 방향을 선회해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눈에 가시가 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해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집권여당과 보수당의 대표로는 상상 못할 경제와 사회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말을 쏟아냈다. 오죽하면 야당인 당시 새민연 의석에서 잘한다고 박수가 쏟아졌겠는가.

 당시 그가 국회연설에서의 한 말을 옮겨보면 “진영의 본질은 독재와 같습니다. 진영을 만들어 진영의 울타리 내의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결국 개인의 소신은 진영 논리와 결정에 파묻혀 버리고, 여야는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습니다. 집권 2년간의 복지 재원 부족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은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2012년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천억 원의 공약 가계부를 더이상 지킬 수 없습니다. 국민께 사죄합니다.”였다.

 그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박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대통령의 역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당하게 새누리당의 당헌과 당규에 따라 적절하게 대표연설을 한 것이라며 무엇이 문제냐며 박 대통령과 맞짱을 떴다. 당시 청와대나 새누리당의 분위기로는 당장 그가 사과를 하던지 아니면 원내대표직을 물러나야 할 판이었다. 그럼에도 사과는커녕 원내대표직을 의총에서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버티면서 김무성 대표의 눈치를 살폈으나 끝내 김 전 대표는 청와대의 의중에 힘을 실어주자 그는 원내대표직을 내려 놓아야 했다.

 유 의원은 지금 무소속이지만, 그는 사실상 새누리당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 유 의원 공천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새누리당은 쑥대밭이 됐으며, 공천파동은 결국 총선참패라는 불명예를 얻고 말았다. 그는 원내대표직을 물러나면서 대한민국 헌법 1조1항을 들먹이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외쳤고, 공천파동으로 무소속 출마를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도 이 말을 다시 내뱉었는데 그가 이 말을 반복해 사용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아리송하다.

 솔직히 유 의원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으면서 무슨 민주공화국 타령인가. 지금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기에 유 의원은 누구의 간섭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언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그가 대한민국이 마치 독재국가인 것처럼 비아냥거리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 언론자유를 만끽하는 독재국가가 지구상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물론 유 의원도 하고 싶은 말이 있겠지만 친정인 새누리당에 진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당과 대통령에 누가 되는 말은 삼가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복당 신청을 해놓고 있는 유 의원이 이중적인 언행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최근 언행을 볼 때 과연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의사가 있는지 의문이 앞서고, 그의 최근 언행으로 미뤄 볼 때 복당이 받아들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의 언행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몽니를 부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홍보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춰진다.

 유 의원이 진정으로 새누리당에 복당하고 싶다면 먼저 언행부터 삼가기 바라며, 제발 공화국 타령은 그만둬야 한다.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워 유 의원이 얻을 이익은 무엇인가. 정치는 세력으로 한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다. 지금 새누리당에서 유 의원을 지지하는 국회의원과 당원이 얼마나 되는가. 더욱이 유 의원이 앞날을 염두에 둔다면 스케일이 작은 지도자로 국민에게 인식돼서는 미래가 밝을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 의원은 새누리당의 복당 허락 여부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과 여당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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