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의 시대
후안무치의 시대
  • 이광수
  • 승인 2016.06.0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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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 소설가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렇게 막장으로 가는 건가. 법치정의 구현의 사수대인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가 전관예우(?)를 앞세워 불법변론과 과도한 수임료로 수백억대를 축재한 파렴치한 행위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모 방송의 이번 사건에 대한 토크쇼를 보니 이 땅의 권력층이 이렇게까지 추하게 타락했나 싶어 말문이 막혔다. 또 다른 자칭 가화인이라는 유명인사의 후안무치한 행태는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오직 문학과 예술혼 하나로 고군분투하는 분들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아 놓고 있어 안타깝다. 시집을 27쇄나 발행하고도 생계가 막막하다는 어느 시인의 절규가 이 사건 너머로 오버랩 돼 우리를 슬프게 한다.

 아무리 돈에 미쳐 날뛰는 세상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기장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만큼은 지켜 가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은 항상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과욕으로 인한 실수는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실수를 반성이나 참회 없이 살다 보면 자기 삶의 양태가 정상인 것으로 착각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오만과 거드름으로 드러나고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혐오감과 분노를 느낀다.

 요즘 묻지마식 범죄로 여성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런 짓을 한 사람이 죽이고 싶을 만큼 저주스럽지만 왜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편적 행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분열과 대립이라는 갈등의 연속이다. 흔히 우리는 정치와 권력이 부패해서 이 꼴이 됐다고 개탄한다. 그러면 그 부패한 권력과 정치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우리 손으로 뽑았고 우리 손으로 그렇게 만들었다.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수도권을 내세우며 제 잇속 챙기기에 눈먼 나머지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게끔 만든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 사건 또한 점차 기억에서 사라지고 또 다른 사건의 발생으로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게 될 것이다. 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고 후안무치한 사건은 그 뒤를 계속 이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차근차근 단계를 밟지 않고 몇 단계를 생략하고 급행하다 보니 생기는 후유증이다.

 요즘 동양의 인문학이 갑자기 뜨고 있다. 생기를 잃고 갈길 몰라 헤매는 젊은이들이 이런 토크쇼에 구름같이 몰려든다. 돈에 눈이 멀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허둥대는 사이 잠시 망각했던 우리의 심성 저변에 잠재된 인간 본성의 발견이라고 할까. 매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5포세대에서 N포세대로 자포자기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더 이상 추한 꼴을 보이지 말아야 하겠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사과하고 반성하면 용서 또한 잘하는 국민이 한국인의 착한 심성이다.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으면 안한 짓도 한 것으로 덤터기를 쓰기 마련이다. 내일이라는 희망을 기약할 수 없는 사회는 쇠망하기 마련이다.

 주역에서 이 세상 모든 만물과 현상은 머물지 않고 변한다고 했다. 원괘에서 길괘가 나왔지만 변화운인 동괘에서는 흉괘가 나오기 일쑤다. 이는 양속에 음이 있고, 음속에 양이 있다는 주역의 균형원리로서, 잘 나간다고 경거망동하지 말고 못 나간다고 기죽지 말라는 뜻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듯이 인간의 길흉화복은 예측불가하다. 단지 그럴 것 같다고 짐작할 뿐이다.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미래는 항상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후안무치 몰염치한 행동으로 자신의 미래를 보신하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희망으로 하루를 열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그런 평화로운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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