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채무 탕감 능사 아니다
지자체 채무 탕감 능사 아니다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6.0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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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편집부국장
 경남도가 지난 1일 자로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경남도가 ‘채무 제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반면 일각에서는 비판여론이 있다.

 경남도는 지난 5일 서울ㆍ부산 등 광역지자체 10곳과 기초지자체 30여 곳 관계자가 도를 방문해 ‘채무 제로’ 달성 성과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들이 ‘채무 제로’ 추진 배경과 실적, 각종 기금 정비 성과, 지방재정 운용 현황 등과 3년 6개월간 1조 3천488억 원의 빚을 모두 갚은 ‘행정ㆍ재정적 개혁의 노하우’를 배우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부채가 하나도 없는 ‘채무 제로’를 달성한 ‘경남발 재정 혁명’이 전국으로 확산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경남도가 남북협력기금 등 기금 폐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기금 조성 때 일선 시ㆍ군이 출연했던 금액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경남도 채무 제로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는 보도를 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채무 제로 달성 성과와 의미를 깎아내리는 각종 음해가 있다.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경남도가 스스로 밝힌 음해 내용은 “올해 복지예산이 사상 최대였는데도 도가 채무 제로 때문에 마치 복지예산을 줄인 것처럼 허위 지적을 한다. 또 지역개발기금 공채는 채무가 아닌데도 이를 도 채무액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의무적인 도비, 시ㆍ군비 매칭 사업비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처럼 주장한다” 등이다.

 경남도의 부채 탕감과 관련한 갑론을박과 함께 지난해 김맹곤 전 김해시장이 “재정 개혁으로 김해시 부채를 줄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일이 생각난다. 당시 김해시는 “민선 5기 출범 당시 김해시는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2천715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지만,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단행, 현재 부채를 1천284억 원까지 절반 이하로 줄여 재정운용 모범도시가 됐다. 경전철 MRG 부담, 복지수요 증대 등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3년 연속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 국도비 3천591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인 3천744억 원을 확보하는 등 김 시장이 재임한 민선 5년 동안 1조 7천277억 원의 국도비를 확보해 재정은 더욱 탄탄해졌다”고 선전했다.

 경남도와 김해시의 부채 줄이기를 두고 과연 지자체들이 앞다퉈 부채를 줄이는 일이 바람직한지 생각해볼 일이다. 최근 김해시 관련 공무원들 사이에 쉬쉬하는 일이 하나 있다. 시의 긴축 재정 기조에 맞물려 보상을 미루던 도로 개설 용지 땅값이 세배 가까이 올라 지난해 500억 원이면 매입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1천500억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할 처지다. 이마저도 올해 예산 집행이 된다는 전제다. 내년으로 미뤄지면 더 오른 땅 값을 내야 할 처지다. 장유와 진영 등지 대다수 지역 땅값이 1년 새 두 배 이상 오르면서 빚어진 일이다. ㎡당 200만 원했던 율하 택지개발지구 내 주택지가 5년 사이 열배 이상 오른 일도 같은 맥락이다.

 김해시가 전 시장 시절 부채 탕감을 위해 지출을 미루는 바람에 줄인 부채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무를 함부로 줄이면 더 큰 손해를 본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경남도의 부채줄이기가 후에 더 큰 지출로 돌아오는 일을 만들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경남도의 2016년 예산은 7조 2천963억 원이다. 경남도가 이번에 다 갚았다고 홍보하는 채무는 1조 3천488억 원으로 1년 예산의 18% 수준이다. 김해시의 2016년 예산은 1조 1천725억 원으로 지난해 홍보한 갚은 부채 1천300억 원은 연간 예산의 10%도 안 된다.

 경남도와 김해시의 부채는 1년에 3천만 원을 지출하는 가정이 500만 원 정도의 빚을 진 수준이다. 꼭 지출해야 할 예산을 미루는 바람에 더 큰 낭비를 초래하는 부채 불이기가 되지 않아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일이 생길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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