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8:01 (금)
경남 국회의원에게 바란다
경남 국회의원에게 바란다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5.30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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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편집부국장
 20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됐다. 19대 의원들의 물갈이 여론에 힘입은 탓인지 지난 총선에서 경남에서만 7곳이 교체됐다. 경남의원의 물갈이 여론이 높았든 데는 19대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쓴데 이어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공약이행과 법안발의 건수가 저조한 탓에 있다.

 4년 전 19대 의원들이 총선에 출마하면서 내건 492개 공약 가운데 완료한 공약이 52.85%였고 폐기는 5.491%였다. 아울러 19대 경남의원 1인당 법안발의 건수는 평균 41.8건에 그쳤다.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인 입법활동에서 경남의원들의 점수는 ‘낙제’였다. 법안발의를 소홀히 하고 공약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게 됐다.

 결과는 참혹했다. 7곳이 물갈이 된데 이어 경남을 자신들의 텃밭으로 여겼던 새누리당은 도내 16개 선거구 가운데 4석을 야당에 내줬다. 20대 경남국회의원들이 지난 19대를 답습한다면 더 큰 도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2년 전 지방선거 공천 전횡에 대한 심판도 있었다. 공천을 둘러싼 19대 의원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이 20대에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지역구에서 덕망 있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는 것 또한 국회의원의 책무다. 올바르게 선택된 풀뿌리민주주의 기둥들이 바른 의정 활동을 펼치고, 시민의 살림살이를 잘 보살피게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거에서 기여도를 따져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공천을 나눠 먹고 이들끼리 뭉쳐서 또다시 총선을 준비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고 지방정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방의 선량들을 총선 때마다 이곳저곳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철새로 만든 것은 잘못된 공천제도가 원인이다. 도민들은 20대 의원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투명한 공천을 정착시켜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올바른 방식으로 선택된 지방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나아가 총선에서 이들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더는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포기하고 “누가 일을 잘하네! 못하네”라는 어리석은 자조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4년 임기를 시작한 20대 국회의원들의 출발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상시청문회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여야 대립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는 7일까지 선출될 의장단도, 9일까지로 잡힌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도 여야가 맞설 것으로 보인다. 원구성 협상이 늦어지면서 의사일정을 한 달가량 늦춘 지난 19대 국회가 재현될까 걱정이다. 도민들은 도내 의원들이 20대 국회가 원만한 출발과 함께 일하는 국회로 자리를 잡는 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남에서 당선된 16명 국회의원의 면면은 도민의 기대를 더 부풀리고 있다. 다선 의원비중이 역대급으로 오선 이주영 의원에 이어 사선의 김재경, 이군현 의원, 그 뒤를 삼선 여상규 의원이 받치고 있다. 민홍철 의원을 비롯한 재선 의원도 6명이나 된다. 특히 경남 도민의 물갈이 여론에 힘입어 7곳에서 인물이 교체됐다. 의원 구성에 도민의 여망이 담겼다 하겠다.

 여당 일색에 초선, 재선 위주로 짜진 지난 국회와 달리 여야가 다소나마 균형을 이루고 다선과 초선이 황금분할을 이룬 것은 일 잘하라는 의미와 경남 정치 발전에 이바지해 달라는 도민의 명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기를 시작하는 의원들에게 도민이 내준 숙제가 많다.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부산과 치열하게 벌이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이 첫째고, 경남 을 강타한 조선업 위기를 구원할 묘안도 내놓아야 한다. 동서 간 불균형 성장도 해결할 숙제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에도 촌각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할 일 많은 20대 경남 의원들에게 도민들은 숙제와 함께 무한한 성원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20대 의원 임기 중에 대통령 선거와 동시지방선거에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새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큰 몫을 하되, 균형을 잃지 말기를 주문한다. 2년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는 공천헌금 등으로 얼룩진 과거의 폐단을 없애는 용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큰 16명 20대 경남 국회의원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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