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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상인 100년 기록 특별전
진주상인 100년 기록 특별전
  • 박태홍
  • 승인 2016.05.30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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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사람들은 과거를 의식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할 때는 과거를 앞세운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시작한다. 가령 우리가 학교를 다녔을 적에는, 내가 시집살이를 했을 적에는 이랬는데란 서두의 형식을 취한다.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은 조선 말 봇짐과 등짐장수들 즉, 보부상들의 삶과 애환을 재조명하는 특별전을 기획 전시했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두 달간에 걸쳐 전시될 특별전은 ‘진주상무사, 진주상인 100년의 기록‘이란 주제를 달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100년 전 진주상인들은 이랬는데…!’를 후세에 알리는 특별기획전시회다. 이 같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진주상무사(회장 소정문)와 진주상공회의소(회장 하계백)가 보유하고 있던 각종 문서와 인장, 현판 등 86건 98점의 유물을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이뤄졌다.

 진주지역상인들의 조직인 진주상무사는 지역 보부상 조직에 그 유래를 두고 있으며 현 진주상공회의소 전신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 진주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한 진주상무사는 진주를 비롯한 인근 17개 지역을 담당으로 한 보부상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상업활동을 펼친 조선 후기 보부청 소속의 상업기관이다.

 이들은 각종 생필품을 등짐과 봇짐을 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소비자를 찾아 나서 물건을 내다 팔았다. 물물교환도 있었을 테고 화폐를 통한 제대로 된 상거래도 있었음을 유물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시대별 유물로 나눠 전시한 이번 특별전은 3부로 나눠 주제를 달리했다. ‘제1부 곰방대 물고 산 건너 물 건너-보부상에서 유래한 상인’, ‘제2부 기울어가는 나라 힘 잃은 상인들-개항 이후 움츠러든 상인’, ‘제3부 상인들이여 다시 힘을 모으자-자발적인 진주상인 조직의 탄생’으로 테마를 달리했다.

 그리고 전시유물로는 일제강점기의 담뱃대와 재떨이 어과전청금록(1848년 작성), 상무사 인장과 인장함 사전청금록(1884년 작성), 보부상 신분증(1884년), 회당건립당시현판(1887년), 보부상신표(1898년), 상무사임소반수와 접장표(1899년), 박다위와 조이개 등이 있으며 그 외 그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여러 권의 사진첩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진주상무사 진주상인 100년의 기록전이 특별전시회인 만큼 사소한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였음을 엿볼 수 있었다. 고증을 통한 관련 사료를 183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진주지역의 부상조직의 임원명단이 최초로 기록된 어과전청금록을 풀이하고 찾아냈다.

 그 뒤 1866년 대원군이 보부청을 설치하면서 보상청(봇짐장수) 부상청(등짐장수)을 별도로 운영한 것 또한 우리들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당시의 유물로 그때를 재조명하고 회상하게도 했지만 지역상공인들이 의연금을 모아 홍수로 무너진 상무사건물을 재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후세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다.

 이 자료에는 정상진, 문장현, 강선호, 구인회 등 여러 명의 진주상인들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진주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정상진 하면 만석꾼 부자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리고 구인회는 럭키금성(LG 그룹의 전신)을 창업한 사람 아닌가.

 이같은 사료는 비하인드 스토리에 불과하지만 진주상무사회원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기록물이 최초로 공개됐다는 사실만 하더라도 이 지역상인들의 우월함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국립진주박물관 측도 이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진주상무사, 진주상의의 유물기증에 담긴 숭고한 의미도 알렸고 이 지역의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드높이는데도 소임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로고를 만들고 테마별 주제를 설정하면서 수십 차례의 회의를 거듭했을 것이다. 진주상인들의 100년 역사를 뒤돌아보기까지 박물관 임직원들도 조선조와 현세를 넘나들었다.

 물건을 맬 때 사용되던 노끈 즉 박다위와 조이개를 사용해 봤을 테고 지금의 사업자등록증 격인 호패 형식의 보부상신분증도 어루만졌음이 분명하다. 지난 27일 논개제가 박물관 앞 공터에서 열린 탓인지 이 전시회를 보기 위한 관람객이 줄을 잇는 것 또한 보기 좋았다.

 전시회란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관람객은 보부상이 활동하던 그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타임머신을 한 번쯤 타본 것 또한 내재의 기쁨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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