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1:50 (금)
가격 고공행진 채소 절도 활개
가격 고공행진 채소 절도 활개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5.29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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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사파동 인근 방범시설 없는 곳
마늘 송두리째 도난 소규모 텃밭 기승
 최근 본격 영농철을 맞아 농작물 도둑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방범시설이 허술한 한적한 텃밭을 노리는 농작물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면서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김해에 살면서 창원 사파동 200여 ㎡ 규모 대지에 채소 등을 심어 가꾸는 A(75)씨는 지난 휴일 자신의 텃밭을 찾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누군가 자신이 심은 마늘을 모두 빼 가 버렸다.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마늘을 송두리째 도둑맞은 A씨는 그동안 애지중지 가꿔온 자식 같은 마늘이라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마늘이 없어진 배경을 찾아 나선 A씨에게 텃밭 인근 주민들은 “최근 이 동네 농작물 절도가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A씨 텃밭 인근에 사는 주민 B(69)씨는 “최근 마늘을 비롯해 고추, 상추, 감자 등을 캐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도둑맞을 일을 우려해 농작물이 다 자라기 전에 미리 수확하는 텃밭 주인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맘씨 착한 그가 경찰서로 발걸음을 옮길지 의문이다.

 소규모 텃밭을 털어가는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데는 채솟값 고공행진이 한몫하고 있다. 마늘, 고추, 감자 등의 가격이 예년보다 두 배가량 오르면서 텃밭 절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텃밭 들이 주로 외진 곳에 있는 점이다. 텃밭들 상당수는 CCTV 등의 방범시설이 없어 농작물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텃밭 절도범들은 창원과 김해지역 소규모 농작물을 경작하는 주택지 인근 텃밭들이 대부분 외진 곳에 있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농작물 시설재배단지들이 방범시설을 갖추고 있고, 농가와 농협이 50%씩 부담해서 CCTV를 설치하는 사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소규모 텃밭은 대상이 되지 못해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작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데는 피해자들이 신고를 미루는데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농작물 관련 절도사건은 경찰에 신고된 경우에만 파악되기 때문에 연간 1천400건가량으로 파악됐지만, 실제론 신고하지 않은 건수를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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