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2:23 (금)
창원 유니시티 분양 ‘빈수레 요란’
창원 유니시티 분양 ‘빈수레 요란’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6.05.29 2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 미달 사태 당첨자 75% 계약 “프리미엄 거의 없어”
▲ 지난 28일 잔여 물량에 대한 동호수 추첨이 벌어진 유니시티 분양사무실에 4천여 명의 신청자들이 몰려 줄을 섰다.
 39사단 터 유니시티 분양을 시작으로 아파트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창원에서 대규모 분양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마감한 창원시 중동 옛 39사단 사령부 부지 유니시티 1ㆍ2단지 일반분양 2천146세대에 21만 5천563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93.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창원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창원의 마지막 대규모 분양이라는 강점이 더 해져 상당한 프리미엄이 얹어질 것이라는 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든 결과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엄청난 청약열기에는 턱없이 못 미친 계약결과가 나왔다. 당첨자 계약결과 75%(유니시티 측 발표)만 주인이 나타났다.

 잔여물량에 대한 예비당첨자 계약에서도 800여 명 중 18%만이 계약하는 데 그쳤다.

 유니시티 측은 5천여 명의 사전접수를 받아 지난 28일 잔여 물량에 대한 동호수 추첨을 통해 잔여 물량 소진에 나섰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유니시티 측은 100% 소진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부동산업계는 완전 소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유니시티 측이 정확한 자료공개를 않고 있어 잔여 물량이 얼마나 되는 지도 베일에 가려있다. 1차 당첨자에서 75%의 계약이 이뤄졌다는 유니시티 측의 발표도 주변 부동산업계는 믿지 않는 눈치다.

 한 부동산업자는 “인기가 높은 1단지는 65%, 2단지는 35%만이 계약했다는 소문도 있다”며 “소문이 사실일 경우 실제 계약은 55%에 머물렀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유니시티 측이 브랜드가치를 고려해 부풀려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기가 기대에 못 미치자 프리미엄도 곤두박질쳤다. 1차 분양 초기 2천500만 원~3천만 원을 호가하던 웃돈이 수일 만에 좋은 동호수만이 약간 붙었을 뿐 프리미엄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다.

 유니시티의 참담한 분양결과는 계약금이 20%로 많은 점, 공공개발 아파트로는 평당 1천300만 원으로 높은 분양가도 꼽히지만 창원에 쏟아질 아파트 분양 물량이 가장 큰 이유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020년까지 창원시에 아파트 건축 사업승인이 들어왔거나 사업승인이 떨어진 아파트 물량은 6만 1천454가구나 된다. 분양이 4만 4천885가구, 임대가 1만 6천569가구다. 마산해양신도시에 건설될 예정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빠져도 이 정도다. 내년 말까지만 1만 2천500세대가 예정돼 있다.

 현재 창원시 전체 아파트 규모 21만 9천가구의 30% 가까운 물량이다.

 유니시티 분양을 계기로 불어닥친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는 최근 분양을 개시한 (주)부영주택의 분양에도 한파를 몰고 왔다. 지난 24~25일 접수한 부영의 월영 사랑으로 아파트 분양에서 4천296세대 중 77.8%인 3천343세대가 미달됐다. 창원에서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대규모 분양미달 사태다.

 이런 현상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동산업계는 조선업을 비롯 여러 업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가 창원에도 몰려오는 상황에서 쏟아질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기반이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창원의 주택공급율은 이미 107%에 이른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 단지와 브랜드 힘이 약한 아파트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9월 3천233세대의 유티시티 3ㆍ4단지와 2천세대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해양신도시 아파트 등 창원의 대표 랜드마크 주거단지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중소아파트단지에 대한 관심은 냉각될 수 밖에 없다.

 황행규 창신대 교수는 “유니시티를 제외하면 재건축을 포함, 다른 아파트는 당분간 분양에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크게 위축되지 않는 한 창원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