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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 조영남 갤러리 운명은?
화개장터 조영남 갤러리 운명은?
  • 이문석 기자
  • 승인 2016.05.19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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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석 제2사회부 기자
‘대작’ 논란으로 사업 위기
군 예산 투입돼 군정 발목
지역 예술인 상생 모색을

 하동군이 야심 차게 추진한 하동 화개장터와 연계한 갤러리카페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 씨 그림 대작 의혹으로 개관한 지 한 달 만에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영남 씨가 그렸다는 미술 작품들이 강원도 어느 지역 무명작가가 그린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역 무명작가는 작품 1점당 10만 원을 받고 그려 준 것을 조씨가 마지막 덧칠을 한 뒤 사인을 하고 마치 자기가 그린 것처럼 전시해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수 백만 원 의 작품료를 받고 판매했다고 검찰이 밝혔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씨의 작업실 등을 압수수색을 했다.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미술계는 물론 ‘조영남 갤러리’를 유치한 하동군 또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작 논란으로 조영남 부산 콘서트 ‘조영남의 봄소풍’이 취소됐다. 조영남 씨는 이에 앞서 갤러리 U.H.M.에서 개최 예정이던 전시회뿐 아니라 광명시민회관에서 열려던 ‘조영남 빅 콘서트’를 취소했다.

 하동군은 지난해 노래 ‘화개장터’로 유명세를 더하던 조영남 씨의 개인 전시관을 개장하고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조영남 브랜드‘로 새로운 하동 관광문화로 자리매김하려 했다. 문화 예술의 중요성을 내세운 하동군의 창조적인 생각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갤러리 유치가 별다른 반대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철처한 검증을 거쳐야 했음에도 단순히 조영남 씨가 화개장터 노래를 불러 하동을 전국에 널리 알려 관광하동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결정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당시 조영남 씨 개인 갤러리 개장에는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는 일부 미술인들의 예고된 우려가 현실화됐다. 결국 하동군은 가짜 그림으로 유명세를 앞세운 조씨와의 ’연정‘이 군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은 물론 문화 예술발전을 위한 야심 찬 군정에 발목이 잡힌 꼴이 됐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이대로 접기에는 많은 예산 투입과 군의 문화 융성을 앞세운 창조적인 군정에 아쉬움이 클 수 있다. 이번 대작 논란으로 갤러리카페사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다른 예술 사업으로 전환을 꾀해야 한다. 이 공간을 지역 예술인들의 새로운 전시공간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예술인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우리 고장에서 무명작가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나 마땅한 전시 공간이 부족해 전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이번 논란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 2차대전이 1918년 11월 11일 독일의 항복으로 끝난 뒤 미국은 심한 경제 불황이라는 공항 상태로 경제 활성화를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 뉴욕은 지방 무명 행위예술가를 등장시켜 전 세계 재벌과 기업들의 시선을 끌어들여 지금 세계 제1의 금융도시로 일으켜 세운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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