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5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남해고속도로 창원1터널 9중 추돌사고에서 경차에 탑승했다가 숨진 4명은 어려운 경제 시기에 기름값과 톨게이트 비용을 아끼려고 함께 차를 타는 ‘카풀’로 출근하던 길에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정모(59) 씨는 모닝 차량으로 이모(60) 씨, 서모(57) 씨, 강모(여ㆍ53) 씨와 함께 출근했다. 부산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직원인 이들은 평소처럼 창녕 남지의 한 부동산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정씨가 몰던 차량이 경차라 연비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어서 이들에겐 카풀은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카풀’ 출근은 이날이 마지막이 됐다.

　특히 9중 추돌사고 중 6번째였던 모닝은 중학생을 태운 전세버스 사이에 끼어 피해가 컸다.

　사고 당시 모닝 차량은 차량 전면이 종잇장처럼 구겨졌고 차량 프레임이 뒷좌석까지 휘어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이날 추돌사고를 낸 9대의 차량 중 사망자가 발생한 차는 이들이 탄 모닝이 유일했다.

　4명의 시신이 안치된 삼성창원병원에는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은 오열했다.

　한 유족은 “아침에 회사 잘 다녀오겠다고 나갔는데, 왜 이렇게 됐냐”며 통곡을 했다.

　다른 유족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카풀로 출퇴근했는데, 하필이면 큰 버스 사이에 끼어서 사고가 커진 거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