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은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당신의 뇌가, 당신의 위가, 당신의 세포가 배고파한다. 배고픔이 우리로 하여금 세상과 교류하는 시점이라고 하는 저자는 우리에게 ‘배고픔에 관하여’ 라는 백과전서라고 불러도 좋을 이 책을 선사했다.

　당신은 배고픔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이면서, 한편 ‘배고픔과 더불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철학적인 진단을 내린다.

　그는 수많은 문헌을 파헤치고 시간과 공간을 부지런히 넘나들면서 끼니때마다 찾아오는 익숙하고 개인적인 배고픔부터, 건강을 위한 단식과 절식, 다이어트, 거식증, 종교적 금식, 단식 투쟁, 세계의 절반을 짓누르는 고질적인 기근까지 배고픔에 관해서 떠올릴 수 있는 이슈 대부분을 아우른다. 우리가 왜 배고픔을 느끼는지, 배고플 때 우리 몸과 정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과학적인 원리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알기 쉽게 설명한다.

　나와 너의 배고픔에서 이 세상의 배고픔에 주목한 저자 샤먼 앱트 러셀은 자연 및 과학 저술가로 활동하며, 글쓰기가 정치와 사회를 바꾸는 사회참여 활동의 한 가지라고 믿는다. 삶의 터전, 공유 목초지, 고고학, 꽃, 나비, 굶주림, 범신론 등을 연구해 그 안에서 인간사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간’ 그 자체를 이야기한다. 배고픔으로 인해 개인이 무너지고, 가족이 해체되고, 나아가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과정과 결과를 소상하게 보여 준다.

　샤먼 앱트 러셀 지음. 돌베개. 340쪽. 1만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