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 명상과 화쟁
다도 명상과 화쟁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6.05.11 2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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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문화ㆍ체육부장
 2017년 원효대사의 출생지 경북 경산에서 원효 탄생 140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박화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걱정하면서 원효대사의 화쟁사상과 다도 명상으로 국가의 근간을 바로 잡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갈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원효가 신라시대 고승이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원효가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화쟁(和諍) 사상 때문이다. 화쟁사상의 근본원리는 인간세상의 화(和)와 쟁(諍)이라는 양면성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화쟁은 화와 쟁을 정(正)과 반(反)에 두고 그 사이에서 타협함으로써 이루어지는 합(合)이 아니라, 정과 반이 대립할 때 오히려 정과 반이 가지고 있는 근원을 꿰뚫어보아 이 둘이 불이(不二)라는 것을 체득함으로써 쟁도 화로 동화시켜 나간다.

 원효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모두 다 틀렸다’ 그리고 ‘모두 다 맞았다’ 이것이 원효가 화쟁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모두가 맞는 방향으로 맞추는 것, 이것이 바로 원효가 말한 수평적 소통에 의한 회통이다.

 절대적 진리란 없다. 다른 사람도 옳을 수 있다는 생각 이것이 화엄ㆍ화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분법적 사고는 민주사회의 걸림돌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더 나은 사회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논쟁은 내가 옳음을 입증하는 과정이지만 대화의 과정은 상대방이 옳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얘기에 공감하면서, 상대방 눈에 비친 나를 보는 과정이다. 논쟁은 반드시 대화로 이어져야 한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경청한다는 것은 그냥 듣는 게 아니라 자기를 비우고 집중해서 듣는 것이다.

 원효의 화쟁사상은 대한민국의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화쟁은 극단을 버리는 것이다. 대립된 주장을 펴는 집단끼리 마주 앉아 극단을 버리고, 본질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통해 ‘서로가 공감하는 새로운 결론’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도 명상과 화쟁에서 길을 찾는다면 어떨까? 다도 명상과 화쟁의 융합은 우리가 실천해야 할 교육이요, 생활이요, 문화이면서 국가의 대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도 명상과 화쟁 사상을 근간으로 대화를 통해 심신안정을 경험하고, 차를 마시는 다양한 예법을 익혀야 한다. 가족, 친구, 이웃 간에도 배려와 사랑을 생활화해야 한다.

 한국에는 신라 선덕여왕(632) 때부터 이미 차가 들어와 있었다. 흥덕왕 3년(828)에도 차 재배, 차 마시기 풍속이 성행했다는 기록을 보면 1400년 간 번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국시대 문헌에 차에 대한 기록이 수십 차례나 보이고 고려시대엔 ‘차와 밥이 일상’이라는 ‘다반사’(茶飯事)라는 말이 널리 유행했다.

 조선시대 관혼상제 중 ‘차례’는 지금까지 전해져 중요한 제례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민족에게 차는 밥을 먹고 숨을 쉬듯 생활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차 한 잔과 명상에서 찻물 끓는 소리는 솔향기 담은 바람소리이다. 찻잔에 차를 따르는 소리부터 향기와 맛을 음미하는 미각까지 오감을 깨우는 명상을 하고 싶다. 한잔이 차를 음미하며 마시는 일이 마음을 갈고 닦는 우리의 본 모습이다.

 다도에서는 오감을 통해 느껴볼 수 있는 한 잔의 차에는 차의 색을 식별하는 시각, 향을 느끼는 후각, 맛을 음미하는 미각, 찻물의 요동을 감지하는 청각, 찻잎을 따고 말리고 차를 담는 다기를 만지는 촉각 등의 다양한 어울림의 세계가 있다.

 다도는 우리의 심성을 맑게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일상생활에서 예절바른 태도와 생활의 멋을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격수양과 정서함양에 기여한다.

 명상이란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정신훈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도 명상은 현대인들에게 아주 빠르고 효과적인 생활명상법이다. 마음의 짐을 벗어 버리고 순수한 마음상태를 가꾸는 명상은 스트레스 관리, 학습향상, 건강증진, 경기력 향상, 습관교정, 심리치료, 종교적 영성개발, 자기수양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가져 온다.

 다도 명상은 찻잔을 들고 찻잔의 온도와 질감, 잔을 쥐고 있는 느낌과 자세 등을 의식하고 지켜보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호흡도 함께 한다. 차를 우려서 마시며 하는 다도 명상은 자각력, 집중력과 정신력을 동시에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흐트러짐 없는 다도의 과정은 명상 속에서 나올 수 있다. 차를 우리고 마시는 과정이 마음을 수련하는 일이다.

 너무 빨리 달려온 우리들이다. 선조들이 놀라서 당황하고 있다. 후손들이 어디 갔는지 따라올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다도 명상으로 우리의 본 모습을 찾고 계승해야 한다. 원효대사를 다시 만나서 화쟁사상을 배우고 익히고 우리의 문화로 부활시켜야 한다.

 집단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무질서 속에서 어른들은 물론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도 다도 명상과 화쟁은 편안함으로 자신의 유익함과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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