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12 (금)
지진 역사를 파헤쳐보니
지진 역사를 파헤쳐보니
  • 송종복
  • 승인 2016.04.25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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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연구회ㆍ회장
 지구 상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이 어떠했기에, 지하에서 속으로만 부글부글 끄는 입자가 지상을 흔들며 곳곳에 불을 품어 낸다. 금년 들어 지난 14일 ‘구마모토성’이 붕괴됐다. 임란 후 1607년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축조한 난공불락(難攻不落) 철옹성(鐵甕城)의 상징물로 그 명성이 높았다. 그런 성이 이번 강진으로 일부가 붕괴되고 성벽이 허물어졌다 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꿈’은 1990년도 제작한 것으로 일본은 지진과 화산폭발의 여파로 모든 원전이 폭발하는 대재앙을, 꿈의 형식을 빌려 고발한 영화다. ‘꿈’의 내용은 부사산(富士山:후지산)이 붉은 화염에 휩싸여 붕괴되는 장면으로 인류의 종말로 묘사했다. 이 영화가 개봉된 후 21년이 지난 2011년에 일본은 규모 9.0의 강진이 일어나 후쿠시마 원전이 붕괴됐다. 영화 ‘꿈’이 현실화 됐고, 영화 속 주인공이 꾸었던 ‘꿈’은 예지몽(豫知夢)으로 인류에게 보낸 묵시록이 됐다.

 우리는 어떠한가. ‘삼국유사’에 의하면 지진의 강도는 수치상으로 측정할 수 없지만, 서술된 내용을 보고 예측하면 규모 7.0 정도의 지진이 많이 있었다. 신라 혜공왕15년(779)에 경북 경주에 지진이 일어나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선실록’의 지진발생 통계를 보면 경상도 지역이 32.4%로 가장 높다. 세종14년(1432)에 ‘지진이 없는 해가 없고, 경상도에 더욱 많다. 지진은 하삼도(下三道:경상, 전라, 충청)에 매우 많으니 오랑캐의 변란이 있지나 않을까 의심된다’는 기록이 있다.

 선조 29년(1596)에는 강원 평창에 우레와 같은 지진이 일어나고 집이 흔들렸다. 정선에도 지붕의 기왓장이 흔들려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다. 인조 21년(1643) 4월에는 경북 청도에서 바윗돌이 무너져 내리고, 합천 초계에서는 하천에서 흙탕물이 솟아오르고 바위가 굴러 2명이 숨지고, 땅이 열길 정도 갈라졌다는 내용이 있다. 최근 1936년 7월 4일 하동 쌍계사에서, 1978년 10월 7일 충남 홍성에서 파괴적인 지진이 발생했고, 2004년 경북 울진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2014년 12월 8일 전남 보성에서 규모 3.3의 지진이, 2015년 12월 22일 전북 익산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국내 지진 학자들이 2011년 3월 기준으로 지진활동과 지진구조와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한반도 내의 주요 단층이나 지체구조의 경계면에서 발생했음이 밝혀졌다. 즉, 유라시아 판 내부에 있기 때문에 지진에는 안전한 지역이다. 그러나 우리와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2년 후에 국내에서도 지진이 발생한다는 설도 있다.

 한국의 원전은 경상도 지역에 몰려있다. 경주, 울진, 기장 등 해안지역에 무려 18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주거용 건물 비율이 아파트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런 건물의 70% 가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다. 만약 일본처럼 진도 7, 9 정도 강진이 발생하고, 원자력 발전소까지 폭발하면 전(全) 국민의 반 이상은 죽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지진의 규모에 따라 강진의 여파가 덮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같은 지진의 분포도를 보아 내진설계가 급선무라는 것을 알고 만반의 대처가 필요함을 역설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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