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가문의 족보는 세종 5년(1423)에 간행된 문화유씨 ‘영락보(永樂譜)’이나 전하지 않고, 현존하는 것은 성종 7년(1476)에 편찬된 ‘안동권씨성화보(安東權氏成化譜)’이다. 이는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돼 있다. 다음으로 명종 20년(1565) ‘문화유씨가정보(文化柳氏嘉靖譜)’가 있고, 17세기 이후에는 각 가문마다 족보를 간행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거의 다 출판하고 있다.
족보(보첩)의 종류는 대동보(大同譜), 종보(宗譜), 족보(族譜), 세보(世譜), 파보(派譜), 가승보(家乘譜), 계보(系譜), 가첩(家牒), 만성보(萬姓譜) 등이 있다. ①대동보(大同譜)는 본관은 다르지만, 시조가 같은 여러 종족이 함께 통합해서 편찬한 것이며, 종보는 본관을 단위로 해 수록 ②족보는 관향을 단위로 하는 씨족의 계통을 기록 ③세보(世譜)는 두 개 이상의 종파가 모여 합보로 편찬 ④파보(派譜)는 어느 한 파만의 계보와 사적을 기록 ⑤가승보(家乘譜)는 본인을 중심으로 시조에서 직계존비속까지 기록 ⑥계보(系譜)는 한 가문의 혈통관계를 계통적으로 기록 ⑦가첩은 집안에 소장돼 있는 모든 보첩을 기록 ⑧만성보는 모든 성씨의 족보에서 큰 줄기를 추려 내어 집성한 책이다.
항렬(行列)은 친족집단 내에서 계보상의 종적인 세대관계를 표시한 것이다. 이같이 혈족사이에 세계위치를 분명히 하기 위한 문중의 법이며, 항렬자(行列字)란 한 글자를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혈통이 같은 세대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돌림자’라고도 한다. 종적인 세대에서 형제관계에 있을 때는 동항(同行), 위로 아버지와 같은 세대는 숙항(叔行), 조부와 같은 세대는 조항(祖行)이라 한다. 또 아래로 아들과 같은 세대는 질항(姪行), 손자와 같은 세대는 손항(孫行)이라 한다. 따라서 전통적 친족관계에서 항렬을 특히 강조하고 각 세대마다 일정한 순서에 따라서 이름 가운데 한 자를 공통으로 사용함으로써 상호 간의 세대관계를 쉽게 알 수 있다. 이같이 한 친족집단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름자를 항렬자라고 한다.
이때 항렬자는 조상의 이름으로 사용된 글자는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름을 한자(외자ㆍ一字)로 하는 친족집단은 이름자의 일부만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항렬자를 대신한다. 또 이름을 두 글자로 하는 친족관계는 한 세대씩 항렬자의 위치를 아래와 위로 바꾸어가면서 교대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앞으로 사용할 항렬자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족보의 첫머리에 밝혀두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족보와 항렬은 남자 위주로 돼 있었으나, 요즘은 여자도 호주가 될 수 있고, 이름도 한글로 짓기 때문에 갈수록 족보와 항렬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된다. 그러나 뿌리가 있는 가보(家譜)를 갖추어 조상과 친인척을 확고히 하는 것이 현대판 인성교육의 첩경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