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관광안내 이대로 둘 것인가
엉터리 관광안내 이대로 둘 것인가
  • 김정수
  • 승인 2016.04.04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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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수 수필가
 우리는 요즘 해외여행이 일상이 된 축복받은 세상에 살고 있다. 지난해 1천300만이 넘는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고 우리 국민 1천900만 명이 해외나들이를 했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해외여행의 보편화 현상을 실감할 수 있다.

 메르스 사태로 여행통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2.7명당 한 명 꼴로 외국 나들이를 한 셈이다. 해외여행 자율화 27년 만에 나타난 격세지감의 변화다. 여행은 확실히 우리에게 인생의 즐거움과 생활의 활력을 안겨준다. 그래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시간을 쪼개 비행기 트랙에 오른다.

 해외여행은 가는 장소와 시기 그리고 동반자도 중요하지만 특히 현지 가이드를 잘 만나야 한다.

 운 좋게 현지사정에 밝고 박식한 가이드를 만나면 여행지의 풍물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책에 나오지 않는 생생한 현지정보를 귀동냥으로 얻는 것도 적지 않다. 게다가 유머와 친절까지 겸비했다면 여행일정 내내 피곤함도 잊고 유쾌한 여행이 된다. 반면 성격이 좀 까칠하거나 현지 사정이 어두운 가이드를 만나면 짜증스런 여행이 되기 십상이다. 문제는 무자격 가이드의 엉터리 안내로 인해 여행지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는 심각한 사실이다.

 특히, 매년 6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는데, 이들 요우커(游客)를 안내하는 현지가이드의 80%가 중국 국적자이다 보니 중화사관을 바탕으로 한 엉터리 안내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리고 한국국적을 취득했다고는 하나 일부 조선족 3세들의 한국역사 지식도 관광 가이드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창원시청 옆에 있는 최윤덕 장상 동상을 이순신 장군이라고 소개하거나, 부산 자갈치 시장을 그냥 ‘생선마트’로 소개했다는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경복궁은 중국의 자금성을 모방해서 만들었다거나, 한글은 세종대왕이 어느 날 창문틀의 형상을 보고 만들었다는 얼토당토않는 궤변은 좀 나은 편이다. 태극기의 흑백문양은 남북한의 분단을 의미한다거나, 한국은 예전에 중국의 속국이었고, 조선의 미인들은 전부 당나라나 청나라에 조공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현재 한국에는 성형 미인들만 남았다는 소개에는 민족적 분노감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 한복에 대한 성적 폄훼 발언은 가히 모욕적이라 입에 담기도 싫을 정도다.

 필자도 언젠가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중국인과 크게 언성을 높인 기억이 있지만, 적어도 통역이나 관광가이드는 여행지의 첫 이미지를 결정짓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만큼 편향되지 않은 역사지식이 기본이다.

 이제 우리는 중국인 관광객 1천만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600만 명 선에 거쳐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정부는 내년에 1천만 명, 2020년에는 2천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의 한 화장품 유통기업 직원 4천500명이 한꺼번에 인천에 포상휴가를 와서 치맥 파티를 하는 바람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런 규모의 요우커는 앞으로 뉴스거리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개혁개방으로 샤오캉(小康: 먹고 살만해진 수준) 사회에 진입한 요우커들이 앞으로 물밀 듯이 우리를 찾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손님맞이 준비다. 우리가 그들을 수용할 관광 인프라를 조속히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물론 정부도 올해를 ‘한국관광의 해’로 정하고 얼마 전 베이징에서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을 성대히 거행하는 등 숙박ㆍ음식ㆍ쇼핑ㆍ교통대책과 홍보ㆍ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독창적인 고유문화와 찬란한 역사를 이방인에게 전달해야 할 메신저이자 민간 외교관인 관광안내원에 대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도 정말 시급하다.

 이들이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를 맛깔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언어능력도 중요하지만, 우리 역사를 비하하거나 왜곡해 국격을 갉아먹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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