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짝 그림, 사연 파헤쳐보니
화투짝 그림, 사연 파헤쳐보니
  • 송종복
  • 승인 2016.03.1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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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연구회ㆍ회장
 ‘화투타령에 정월솔에 쓸쓸한 내 마음/ 이월 매화에 매어놓고/ 삼월 사쿠라 산란한 내 신세/ 사월 흑싸리에 축 늘어지네/ 오월 난초에 나는 흰나비/ 유월 목단에 웬 초상일까/ 칠월 홍돼지 홀로 누워/ 팔월 공산 허송하네/ 구월 국화 굳어진 내 마음/ 시월 단풍에 우수수 지내/ 동지 오동에 오신다든 님은/ 섣달비 장마에 갇혀만 있네.’

 어릴 때 듣던 노래가 새삼 생각이 나 화투에 얽힌 사연을 풀어본다.

 △1월 송학은 태양이 나오는데 새해를 표시한 것이다. 소나무와 학은 가족건강을 표시한다. △2월 매조는 꾀꼬리와 매화가 나온다. 눈 속에 피는 꽃으로 꾀꼬리와 매화는 문학작품에 단골로 나온다. △3월 벚꽃이다. 일본은 이때 벚꽃 축제가 절정에 이른다. 광(光)을 그린 것은 천막으로 사용하는데 요즘도 벚꽃 축제엔 장막을 치고 논다. △4월 등나무와 두견새다. 흑싸리로 잘 못 알고 있다. 4월에는 등나무 꽃 축제가 있으며, 이를 귀하게 여겨 후지모도(藤本), 후지타(藤田), 후지이(藤井) 등 가문에도 많이 쓰고 있다. △5월 창포(붓꽃)이며 난초가 아니다. 창포는 보라색 꽃이 피는 습지의 관상식물로 상징하는 시어(詩語)이다. △6월 모란꽃과 나비이다. 일본은 모란꽃을 제왕으로 쳐주며 한 쌍의 나비를 그려준다. 우리는 모란꽃에 나비를 그리지 않는다. △7월 싸리(萩)와 멧돼지다. 우리는 싸리가 흔하지만 일본은 귀중하게 여긴다. 멧돼지는 사냥철이기에 그렸다. △8월 산, 보름달, 기러기다. 추석이 8월에 오므로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는 취지에서 그렸다. △9월 국화와 술잔이다. 국화축제는 대표적인 행사다. 수(壽)자를 그린 술잔이 있다. 이는 국화주를 마시고, 국화로 몸을 씻으면 무병장수를 한다는 속설이다. △10월 단풍과 사슴이다. 즉 단풍놀이 계절이며 사냥철임을 의미한다. △11월 오동과 봉황이다. 우리는 오동이 11월이고, 비는 12월이다. 이는 일본과 반대다. 일본은 ‘오동’이 뜻하는 기리(きり)는 에도(江戶)시대의 12를 의미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12월 비와 버들가지이다. 선비는 우리의 갓으로 변했다. 비는 에도시대에 유명한 ‘오노의 전설’을 묘사한 것이다. 비피는 ‘귀신이 나가는 문’이다.

 일본은 하나후다(花札)라 해 꽃을 나열했으나, 우리는 화투(花鬪)라 해 꽃싸움을 표기한 것이다. 또한 일본은 광(光), 청단, 홍단의 표기가 없다. 비(雨)는 11월로, 오동(梧桐)은 12월로 사용하나, 우리는 반대로 오동은 11월로, 비는 12월로 바꾸어 사용한다. 화투바탕은 빨간색으로 하지만 일본은 검은색이다. 화투놀이는 민화투ㆍ육백(600)ㆍ나이롱뽕ㆍ짓고땡ㆍ섰다ㆍ고스톱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재미로 하는 재수보기ㆍ운수띠기 등이 있다.

 일본의 노래집 ‘만요슈(万葉集)’,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마쿠라노소우시(枕草子)’에는 대부분 식물과 꽃 이름이 등장한다. 또한 백성을 다미쿠사(民草), 수많은 사람을 아오히토쿠사(靑人草), 신랑을 하나무코(花壻), 신부는 하나요메(花嫁)라 했다. 화투는 하나후다(花札)라 해 주로 꽃과 나무에 정서를 맞추었는데 우리는 주로 무생물인 돌ㆍ바위ㆍ물ㆍ산ㆍ달 등을 문학소재로 한 것을 보면 어쩐지 꽃과 식물의 정서가 적어 잔인한 감이 많지 않았냐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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