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산단 참사는 大怒 산신령 천벌?
김해 산단 참사는 大怒 산신령 천벌?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3.03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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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11도로 제한한 김해시 산지개발 허용 경사도를 21도로 환원하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정치권과 환경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정규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시의회 5분 발언에서 “무분별한 공장 건립을 방지하려고 조례로 정한 11도 제한을 21도 수준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해상공회의소가 지역 상공인 33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른 청원을 주장의 근거로 내세웠다.

 반면 지난달 25일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개발을 막고 쾌적한 환경을 바라는 시의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역행하는 처사다. 애초 개정된 조례는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산속 ‘나 홀로 공장’으로부터 자연환경 훼손과 환경오염을 막아내고, 개별 공장들에 필요한 각종 기반시설 추가 설치로 말미암아 가중되는 시 재정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대했다.

 산지개발 경사도를 두고 벌어지는 대립을 보면서 필자는 11도로 제한할 때가 떠올랐다. 2010년 7월 민선 역사상 최초로 야권시장에 취임한 김맹곤 전 김해시장은 기존 기득권 세력이 여권 정치인들과 결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싼값에 지역 내 산지를 매입한 뒤 개발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정치권에 대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산지개발 허용 경사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김 전 시장은 산지개발 허용 경사도를 11도로 묶는 방편을 찾았지만, 문제는 조례개정을 위해 시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했다. 개정안은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됐고, 한나라당 11석,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소속 10명으로 구성된 김해시의회 표결 결과 정확히 3분의 2에 해당하는 14명이 조례개정에 찬성했다. 최소한 한나라당 시의원 3명이 표결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

 당시 김 시장은 반수 이상이면 조례를 개정할 수 있다고 오판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야권 최초 민선시장을 첫 시험무대에 세운 경사도 조례 개정은 환경을 넘어선 정치적 문제로 확전됐다. “여기서 밀리면 임기 내내 끌려다녀야 한다”고 판단한 김 시장은 세 명의 한나라당 시의원에게 엿을 팔았다.

 그 엿을 덥석 문 시의원 중의 한 명은 부인이 주주로 참여한 회사 명의로 생림면 나전리에 산업단지 승인을 받았다. 반면 경사도가 본회의를 통과한 뒤 김해상공회의소가 설립한 상공개발이 추진한 모든 산업단지는 사전 검토단계에서 철퇴를 맞았다. 해당 산지 10여 곳을 매입한 토호세력들은 발목이 잡혔다. 이들 중에는 유력 기업인도 있고, 언론사 기자, 전직 조폭도 있다. 이 가운데 여윳돈으로 산지를 매입한 이들은 버티고 있지만, 대출을 받아 투자한 일부는 현재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려진 내용과는 크게 다른 방향에서 추진된 김해시 경사도 조례 개정도 문제지만 경사도를 제한 한 뒤 정치적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 것은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검ㆍ경의 김해 산단 인허가 비리사건을 통해 김맹곤의 측근들과 김해시 공무원들이 대거 구속된 일은 잘못 적용한 경사도가 화근이다.

 여기다 최근 연이어 터지는 대형 공사장 참사도 잘못 적용한 경사도 조례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생림면 나전리 산업단지 공사장 옹벽 일부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2명이 묻혀 숨지고 1명이 추가로 사망한 사고는 비탈진 산 위에 공장을 짓는 난개발이 자초했다는 비난이 팽배하다. 옹벽이 무너진 곳은 시가 산업단지 계획 승인을 완료하고 현재 공장이 들어서는 나전일반산단으로 대부분 산단이 검토단계에서 반려될 당시 유일하게 승인을 받은 곳이다. 일각에서는 경사도 조례개정 때 엿을 판 시의원과 해당 산단이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

 나전일반산단 대형 참사가 산단을 둘러싼 온갖 비리에 기인하는지, 무차별적 산지파괴에 대로(大怒)한 산신령이 내리는 화에 무고한 노동자들이 희생당하는 것인지, 깊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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