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1:38 (토)
생선 가게 맡은 ‘고양이 공무원’
생선 가게 맡은 ‘고양이 공무원’
  • 황철성 기자
  • 승인 2016.03.02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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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종자 불량 둔갑 수억 부당이익 챙겨 국립종자원 9명 검거
 국립종자원이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민들에게 공급하는 ‘보급종 종자’를 빼돌려 부당이득을 취한 전ㆍ현직 공무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우량종자를 불량종자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전산시스템을 조작한 혐의(횡령 및 공전자기록위작)로 국립종자원 경남지원(밀양 소재) 직원 손모(46) 씨 등 9명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종자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사들인 신모(52) 씨 등 농산물유통업자 2명을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손씨 등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농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생산한 보급종 종자와 정선 과정에서 생산된 부산물 총 2억 8천만 원 상당을 빼돌려 유통업자나 농가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씨 등은 이들과 공모해 5천700만 원 상당의 정선 부산물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경남이 아닌 다른 지원으로 발령을 받더라도 정선기계를 다루는 업무 특수성을 이용, 바뀐 직원들과 공모해 같은 방법으로 횡령을 일삼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횡령한 돈을 개인적으로 나누거나 회식비, 타 지원 직원의 방문 접대비 등으로 사용했다.

 검거된 종자원 직원의 현재 지원별 소속은 경남 3, 충남 2, 강원 1, 전북 1명이고 2명은 퇴직했다. 이들의 범행 당시 소속은 경남, 충남, 경북, 강원, 전남 등으로 전국 국립종자원 조직에서 광범위하게 범행이 이뤄진 셈이다.

 적발된 한 직원은 “범행 방법은 선배들로부터 배운 것이고 예전부터 관행적으로 해온 일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립종자원 10개 지원 중 5개 지원에서 이와 같은 비리가 있었고 종자원 정선팀의 조직적인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지방청 지능범죄수사팀 김성태 경위는 “종자유통조사 강화로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는 것이 국립종자원의 목표다”며 “하지만 이번 관련 공무원들의 비양심과 관리감독 부재로 그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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