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0:35 (금)
조선업계 시민사회 응원에 응답하라
조선업계 시민사회 응원에 응답하라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6.02.23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세진 사회 부장
 세계 조선업계를 장악해온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탓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대 조선사가 위치한 거제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사실은 새로울 것도 없다.

 지난해 해양플랜트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조선 3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수조원대 적자를 냈고 적자 규모 또한 역대 최대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규모 해양플랜트가 납기 지연되거나 계약 취소되고 저유가로 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발주마저 줄면서 최악의 실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지난해 수조원대 적자를 낸 조선업계의 올해 전망 역시 그다지 좋지 않다. 저유가에 따른 발주 실종이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해양플랜트 관련 부실을 대부분 털었고 구조조정을 통해 비교적 몸집도 가볍게 한 상황이라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현재로써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확보한 일감이 3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우리가 추락한 사이 중국은 전 세계 수주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서며 한국을 제치고 사실상 조선업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국내 조선업체의 경우 저유가 등 불황으로 올해 선박 수주가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4~5년 치 일감을 쌓아놓고 일했는데 이제는 1~2년 치 일감 밖에 없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보통 3년 치 정도 일감을 확보해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대우조선은 소외계층에 온정을 전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금한 5천900여만 원의 노사합동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며칠 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했다.

 성금은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1004(천사) 기부활동과 각 부서나 개인이 받은 포상금을 기탁해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1004 기부활동은 대우조선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1천4원을 공제해 성금을 조성했다가 기부하는 활동을 말하는 데 사 측은 모인 금액만큼 회사도 함께 기부하는 1대 1 매칭 그랜트로 성금을 모은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해 대규모 채권단 지원까지 수혈받은 대우조선이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해온 기부를 멈출 수는 없었다고 했다.

 이러한 대우조선에 힘을 불어 넣기 위해 지역사회도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 주변 주민들이 23일 새벽 조선소 출입구에 나눠 서서 따뜻한 차를 나눠주며 출근길 근로자를 격려했다고 한다.

 기업의 회생을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담긴 주민들의 행동에 근로자들도 많은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이날 캠페인에는 대우조선을 둘러싼 장승포동ㆍ마전동ㆍ능포동ㆍ아주동ㆍ옥포1동ㆍ옥포2동 등 6개 동 주민 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동문, 정문 등 8개 구역으로 나눠 격려 문구가 담긴 현수막까지 내걸고 출근길 근로자를 따뜻하게 격려했고 서둘러 작업장으로 향하던 근로자들도 따뜻한 차를 마시며 각오를 새롭게 했을 것이다.

 이에 앞서서는 삼성중과 대우조선의 1차 협력업체인 장한의 협력사들이 원청에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한달 넘게 진행한 농성을 풀었다. 원청의 정상화를 위해 상생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격려와 협력사들의 이해 속에 대우조선은 물론 국내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털고 일어나 다시 예전과 같은 저력을 발휘하기를 기원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