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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 성장 호기맞은 김해시 ‘찬물’
대형사고, 성장 호기맞은 김해시 ‘찬물’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2.22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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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 위원
최근 경남지역 가운데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공사장 사고가 김해지역에만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토요일 김해 주촌선천지구 내 센텀큐시티 아파트 공사장에서 중장비가 넘어져 인근 일동한신아파트를 덮쳐 주차된 자동차들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사장은 지난해 6월에도 20m 높이의 항타기가 아파트를 덮치면서 놀이터 담장이 파손됐다. 다행히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큰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이달 1일 무계리 서희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도장공사를 하던 인부가 19층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당국은 안전시설 미비가 사고의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김해시 율하동에 있는 서희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는 펌프카가 넘어지면서 작업인부가 머리를 맞아 숨졌다. 당시 인부는 지반을 다지기 위해 콘크리트 때려 박기 작업을 하던 중 땅이 꺼지는 바람에 펌프카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붐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전날 비가 와서 지반이 약해졌지만, 공사를 강행한 탓이다.

 이어 지난해 10월 무계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리프트가 추락하는 사고로 근로자 2명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두 달 뒤인 12월에는 율하동 장유복합문화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높이 52m 100t급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로 작업 인부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건을 계기로 김해시는 관내 대형 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는 멈추지 않고 있다.

 김해지역 공사장에서만 대형사고가 이어지는 것은 시공사들이 발주처와 체결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안전조치를 빼고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만 보는 김해시 공무원들이 시공사에 대한 깊은 ‘애민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해야 할까?

 지난주 사고가 난 일동한신아파트 주민들의 항변에는 김해시가 공사장 안전에 얼마나 소홀한지를 함축해 담고 있다. 일동한신아파트 주민은 “계속 사고가 나니 불안해서 공사를 지켜볼 수가 없다. 지난해 사고가 났을 때도 김해시 공무원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오늘 사건이 난 뒤 김해시에 따지러 갔더니 ‘피해는 보상요구를 하면 된다’고 했다. 누가 다쳤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너무 무책임한 태도라 여겨진다.”

 다른 주민은 “아침에 사고가 난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 사고가 났으면 큰 인명 피해가 났을 것이다. 크레인이 공사 현장을 벗어나 아파트 앞쪽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간 적이 많았다. 사람들이 모이자 시공사 측이 황급히 현장을 치웠다. 공사현장 가까이에 가도 무섭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그렇지만 ‘아직’ 다치지 않은 것이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요즘 김해시에 연이어 터지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산업단지 인허가를 둘러싸고 공무원들과 전 시장 측근들의 뇌물수수 사건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창원교도소가 김해지역 유력인사로 가득 채워지는게 아니냐는 과한 표현까지 나온다.

 김해지역 산업단지 비리와 김해 공사장 사고는 무관치 않다는 지적과 일부에 국한된 지적으로 믿고 싶지만 김해시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두 사건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공존한다. “민간이 추진하는 산업단지를 뇌물 받고 허가해준 공무원들이 대형 공사장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철저히 할 리가 없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는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

 김해시는 도시 탄생 이래 최대 건설 붐이 불고 있다. 그러나 김해시의 대책과 관리ㆍ감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도 참사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불안한 도시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성장의 호기를 맞은 김해시가 잦은 대형사고로 시민을 계속해 불안과 공포로 몰고 간다면 미래의 모습은 추락이다. 김해시의 추락을 누가 당기는가? 성장 호기를 맞은 김해시에 찬물을 끼얹는 대형사고가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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