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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 실버문화축제, 부활 꿈꾸다
허황옥 실버문화축제, 부활 꿈꾸다
  • 김은아
  • 승인 2016.02.2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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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요?”, “주차장이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이라야 될 것 같은데”, “티켓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지….”

 겨울잠을 깨고 기지개를 키듯 모처럼 회관이 시끌벅적하다. 겨울바람 사이로 퍼지는 뜨거운 열기가 무겁게 닫혔던 축제의 문을 열고 있다.

 김해는 인도의 공주 허황옥이 사랑을 찾아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온 곳이다. 허황옥은 차문화, 불교문화 등 선진문화를 가야에 안고 와서 여인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수로왕과 나란히 가야국을 통치한 왕후로서 열 아들을 낳고 두 아들에게는 자신의 성을 물려준 최초의 여성으로 김해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자부심을 높여주신 어른이다. 우리는 그 분처럼 훌륭한 할머니들이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머니들을 주인공으로 한 축제를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허황옥실버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

 ‘허황옥실버문화축제’는 역사적 여성인물의 모험심과 국제주의 및 문화성을 기리고 김해의 자랑스러운 ‘성평등’ 역사를 만방에 드러내고 잃어버린 왕국이 가졌던 자긍심을 새롭게 가지고자 열었던 축제였다. 제 1회 ‘할머니는 아름답다’, 제 2회 ‘할머니 당신은 여신입니다’, 제 3회 ‘할머니의 힘’, 제 4회 ‘카리스마 할머니’의 주제로 할머니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할머니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목적의 축제를 열어왔다. 10년이 지난 지금, 회관은 허황옥실버문화축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성평등은 법률적 제도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성취한 면이 있지만 아직도 할머니들은 성평등의 수혜자가 되기에는 스스로는 물론 국가나 지역의 문화적 의식적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축제를 통해 할머니들이 사회주도적인 위치를 찾게 해 우리 가정이나 사회에서 할머니를 인정해 바람직한 사회적, 가정적 위치를 할머니들에게 찾아드리고자 한다. 또한 숨겨진 끼와 재능을 가진 할머니들이 관객들 앞에서 발표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긍정하고 우리 사회도 할머니를 귀하게 여기는 풍토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러면서 축제를 통해 김해 여성예술가를 발굴ㆍ조명하고, 여성예술가들이 여성적인 시각으로 어린 시절 잔소리 할머니와 인정 많은 할머니 등 각각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할머니들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또한 김해에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의 한국에서의 삶을 표현하는 자리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삶을 모색하는 어울림의 한마당을 펼쳐보고자 한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회관이 자력으로 이 축제를 부활하기에는 재정이 턱없이 부족해 많은 고민 끝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모여 기금마련을 위한 작은 일일주막 행사를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계시는 분들이 있기에 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을 앞두고 회관에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희생과 애증의 역사를 건강한 사랑이 넘치는 여성연대, 나아가 생명연대로 모녀관계의 의미를 새롭게 자각하고 여성임을 축복하는 축제인 ‘허황옥실버문화축제’의 부활 기금마련을 위한 조촐한 자리를 3월 11일 김해도서관 옆 ‘해송’에서 진행한다.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해 주신다면 더없이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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