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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비 지원 논란
교복비 지원 논란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6.02.18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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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일 교육행정 부장
 이번에는 교복 논란이다. 교육은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그런데 경남도와 도교육청은 구태의연한 정책을 놓고 연일 논란이다. 융복합의 시대인 21세기는 IT기기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일반화돼 창의적 발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미래형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사설 교육기관인 건명원(建明苑)을 설립한 오정택 두양문화재단 이사장은 “이 시대를 거역해야 다음 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며 “학생들을 이 시대의 ‘반역자’로 키워 달라”고 건명원 교수들에게 주문한 바 있다. 30년 후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창의는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떤 색깔을 고를까. 이 색과 저 색은 어울릴까. 고민하는 순간에도 일어난다. 교복 대신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적 발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색깔의 사복을 권장하는 것은 어떨까.

 도와 교육청은 무상급식, 어린이집 무상보육에 이어 저소득층 교복비 지원 정책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가 저소득층 학생 3천여 명에게 교복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도는 서민자녀 중 올해 입학하는 중ㆍ고등학생 3천350명에게 1인당 25만 원씩 지원한다는 것이다. 도는 이 사업에 16억 9천만 원을 투입한다. 교복구입비는 생계급여ㆍ의료급여 수급권자(기준 중위소득의 40% 이하) 가구 중ㆍ고교 신입생이면 신청할 수 있다. 도는 교육청이 제기한 이중 지급 우려에 대해서는 교복지원사업은 2007년부터 도입한 것으로 이중지급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중지급 문제가 우려된다면 두 기관이 상의해 다음 해에 반영하면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중지급 우려가 있다며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두 기관이 교복 지원 사업을 할 경우 일선 서비스 대상자에게 혼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이중지급으로 인한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매년 한마음병원과 저소득층 교복비 지원을 해왔다. 올해도 한마음병원 기부금 2억 원, 경남교육행복카드복지사업비 3천만 원, 월드비전 사랑의 동전 나누기 사업비 6천만 원 총 2억 9천만 원으로 저소득층 학생 1천834명에게 교복 구입 지원비 20여만 원씩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도교육청은 각종 교육관련 사업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학생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는 도교육청에서 통합 운영해 효율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2015년 교육급여 사업이 교육부로 이관된 바 있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복 지원 사업은 복지급여서비스 창구를 일원화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교육관련 사업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학생의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교육청에서 통합 운영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소소한 갈등을 방지하도록 하기 위해 교육 학예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이 관장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21조는 교육ㆍ과학ㆍ체육에 관해 별도 기관을 두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한 ‘지방교육자치법’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위해 교육ㆍ과학ㆍ기술ㆍ체육ㆍ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의 설치와 운영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인정하고 교육감에게 학교와 교육을 일임한 것이다. 따라서 교복은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학생들이 입는 단체복이므로 교육청이 맡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또한, 도와 도교육청의 교복지원 문제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이중 지급의 우려를 해소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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