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공천배제 요구는 ‘과거 회귀’
특정 후보 공천배제 요구는 ‘과거 회귀’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2.1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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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시장 임기 중 중도하차’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김해시가 재선거를 둘러싼 각종 불협화음으로 혼란스럽다. 인구증가와 발전 등 경남에서 가장 눈부신 성장 속도를 내는 미래 대도시의 시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도시의 기반을 닦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시정을 끌고 갈 운전사가 자리를 비운 것도 큰일인데 차기 수장을 뽑는 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으니 시민의 맘이 편치 못한 것이다.

 11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난전은 예고됐지만, 상식 밖의 일이 불거졌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5명 가운데 4명이 나머지 1명의 공천 배제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도당에 제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정권 예비후보를 제외한 4명의 예비후보는 지난 13일 강기윤 새누리당 도당위원장 앞으로 “김해가 야당 도시가 된 것은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던 김정권 예비후보가 2010년 시장 선거 당시 자기 사람 심기식 공천을 한 책임이 있다. 도당 차원에서 공천 부적격자를 배제하고 나머지 후보 가운데 당 기여도, 자질, 전문성, 도덕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우선 공천(전략공천)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권 예비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당내 경선 이전에 새누리당과 시민 민의를 받들어 조속히 결단해 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김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정권 예비후보는 “네 후보가 김해시장으로 갈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안타깝다. 시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며 경선을 통한 후보 결정을 촉구했다.

 이들이 주고받는 공방은 ‘숯이 검정 나무라는’ 형국이다. 특히 네 후보 주장은 정치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 지역구 국회의원과 중앙당에서 공천권을 쥐고 흔들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켜 한국 정치가 후퇴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성장시키고 선진화된 공천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여야 공히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고 있다. 정당민주화를 앞당길 경선제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향식 공천은 최근까지 당원과 일반 유권자 절반에게 지지 후보를 결정토록 했지만 이마저도 병폐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여야 모두 일반 유권자를 70%로 늘리는 결정을 하고 있다. 상대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역선택을 차단하기 위해 안심번호 경선제까지 속속 채택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자는 취지의 상향식 공천이 뿌리를 내려가는 시점에 전국적으로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선거구는 여럿 있지만, 김해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네 명의 후보처럼 경선을 물리고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낙점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김해시민들은 어떤 시각으로 볼지 의문이다.

 ‘김정권 예비후보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공천을 놓고 전횡을 행사한 전력이 있으니 이번 김해시장 재선거 후보에서 배제해 달라’는 것이 요구의 핵심이지만, 네 후보가 간과한 것은 ‘민주주의 기본’이다. 김 예비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공과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의 몫이다. 이번 김해시장 재선거에 김 후보가 적합한지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묻는 것이 옳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본선에 나가면 국회의원 두석까지도 야당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는 정치꾼들의 주장으로만 비칠 공산이 크고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엄포로도 들릴 수 있다. 김해시장 재선거 후보에 따라 국회의원의 당락이 바뀐다는 논리는 철저히 유권자를 무시한 발상으로도 비친다.

 ‘정치의 주인이 국민이며 유권자’라는 진리를 거슬러 특정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해달라는 요구는 ‘정치발전보다는 자신들의 출세가 더 우선’이라는 소리로도 들린다. 평범한 다수의 유권자는 “유권자가 결정할 공천자를 당에서 정해 해달라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정치역사의 퇴보와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는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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