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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죽이는 범죄, 더 이상 안 돼
자식 죽이는 범죄, 더 이상 안 돼
  • 허균 기자
  • 승인 2016.02.16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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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7살 딸이 주인집 가구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고성의 40대 주부가 지난 14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범행 4년이 지나도록 은폐하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그녀는 폭행과정에서 딸을 테이프로 묶고 다음 날 숨질 때까지 그대로 방치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들어 귀를 의심케 하는 엽기적 자녀살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 사건 이전 경기도 부천에서는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목사와 계모가 붙잡혔다.

 또 지난달 경기도 부천에서는 16㎏에 불과한 7세 어린 아들을 2시간 넘게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냉장고에 장기간 보관해 온 30대 부모가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사이코패스도 아닌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니 더 보탤 말이 없다.

 앞에서 언급한 부모가 자식을 죽게 한 세 번째 범죄는 모두 교육부의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2013년 3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떨어져 나와 교육부로 출범한 이후 이뤄낸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부가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를 하기 이전에는 장기간 결석을 하던 아동이 없었을까? 장기간 결석을 한 아동이 있었다면 교육부는 관리를 하지 않았단 말인가. 사실이 그렇다면 도대체 교육부는 지금까지 무슨 일에 전 행정력을 쏟아붓고 있었단 말인가.

 교육부는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2013년 3월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떨어져 나와 교육부로 출범했고,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2008년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출범된 조직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1년 1월 29일 국가수준의 인적자원개발정책의 수립 및 총괄 조정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로 변경됐다.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교육부의 연혁은 여기까지다. 이전에는 문화교육부(문교부) 등으로 불리며 대한민국의 교육을 끊임없이 관리해왔다.

 무수히 많은 이름으로 변경되면서도 그 명맥을 유지해왔던 교육부는 지금까지 초등학생 장기 미결석자들을 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두었을까.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 중에는 교육의 의무가 있다고 우린 어린 시절부터 배워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선택이 아닌 의무인 것이다. 그나마 선택의 폭이 있는 고등학교는 차치해 두자. 아니 비행청소년이라 불리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걸으며 제 발로 가정을 등질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볼 수도 있는 중학교는 눈물을 머금고 제외시킨다해도 교육부는 초등학생 장기 결석자들을 챙기지 않고 지금까지 무엇을 했단 말인가.

 지금까지 교육부도 초등학생 장기 결석자에 대해 최소한 내버려두진 않았다. 나름 장기 결석아동에 대해 학교는 상부기관인 지역 교육청에 알렸고 지역교육청은 시ㆍ도 교육청으로 사실을 보고했다. 단지, 장기 결석아동의 관리는 지자체 소관이라는 명분하에 불쌍한 대한의 아이들을 부모학대에서 완벽하게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꽃봉오리도 피워보지 못한 채 다른 이도 아닌 부모의 학대 때문에 생을 마감해 버린 불쌍한 아이들을 놓고 교육부가 책임이 있네, 자치단체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네 등의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교육부도, 학교도, 자치단체도, 이들을 짓누른 부모만의 것이라 단정할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말이다.

 초등학생 장기 결석자 전수조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교육부는 이제 중학생 장기 결석자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경남도교육청은 16일 경남 지역에서 최근 3년 이내 장기 결석한 중학생 가운데 3명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도내 270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7일 이상 장기 결석한 학생은 모두 220여 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중학생 결석자 전수조사가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올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제 국민들의 관심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옮겨 갈 것은 뻔 한 일이다. 제발 국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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