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흐르는 이들 눈물 후손들이 닦아주어야 恨 풀 수 있지 않을까
지난 15일 오후 8시 29분께 양산시의 한 병원에서 위안부 피해자 최모 할머니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최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5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만 9명이 별세했다.
최 할머니는 나그네 길 같은 인생살이에서 늘 마음의 짐을 안고 살면서 하루라도 청명한 푸른 하늘을 제대로 보았을까?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아직도 길길이 날뛰며 저들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지 않는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최 할머니는 1926년 경남에서 태어났다.
16세 때 일본 공장에서 일하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위안부로 끌려가 대만에서 4년간 고초를 치른 후 해방 후 귀국했다.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했지만 국민 중 10명 중 7명은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가해자의 얼굴에 여전히 뻔뻔함이 묻어나는데 돈 몇 푼으로 그 추악함이 가려질 수는 없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이 세상을 떠날 때마다 많은 국민은 가슴이 아린다. 꽃다운 나이에 당했던 그 고초는 그 무엇으로도 치료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를 편히 보내드리지 못하는 한구석에는 아픈 역사의 실타래가 여전히 꼬여있기도 하다.
한국ㆍ일본 정부의 합의내용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마음이 담겨있지 않다. 양 정부는 이 문제를 100억 엔으로 덮으려고 하지만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또 떠났다. 마음에 품은 한을 다 풀지 못하고 먼 곳으로 갔다. 고령이 돼 한 많은 이 세상을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지만, 그래도 보내는 국민들은 편안하게 떠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