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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코칭(7). 부부, 서로의 감정 어루만지다
감정코칭(7). 부부, 서로의 감정 어루만지다
  • 신은희
  • 승인 2016.02.04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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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ㆍ인경연구소장 가야대학교 겸임교수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다. 아무리 칼로 물을 베어봐야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 부부간의 싸움도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검은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부부는 싸우더라도 곧 다시 화해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아픈 흔적 없이 살아가게 된다면 참 다행일 것이다.

 그러나 칼에 베이는 고통을 겪게 되고, 그 상처에 고름이 생길 수도 있으며 깊은 흉터로 남거나 영원히 골이 패일 수 도 있다. 그러다가 그 골에 감정이 켜켜이 쌓이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산이 되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면서도 가장 멀게 느껴지는 대상이 바로 부부가 아닐까? 너무 가까워서 촌수도 따질 수 없었던 부부는 이렇게 어느 덧 남보다 못한 불편한 관계가 되고, 서로 원망과 분노의 키는 갈수록 높아지며 아예 상대에게 냉담한 채로 살아가게도 된다. 처음 부부가 될 때는 아무도 원치 않았을 결과로 내닫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부부가 좋은 감정과 관계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존 가트맨이라는 부부관계 치료전문가가 35년간 부부 수 천 쌍의 생활 속 관계형성을 조사하고 분석해 저서에서 밝힌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밝힌 핵심 키워드는 바로 ‘긍정’과 ‘공감’이다. 즉, 행복한 부부들이 선택한 특별한 방법은 다름 아닌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감정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측면에서 실마리를 찾는다고 한다.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고, 관심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를 치듯 감정을 공유하는 모습들이 많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물론 불행한 부부들에게서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이 관찰됐는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거부반응을 보이는 표정이나 자세, 상처 주는 말을 내뱉으며 감정절제가 안 돼 격하게 상승하는 상황이 자주 보여 졌다고 한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지 않고 부부사이의 좋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설사 이미 갈 데까지 간 지경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회복할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부부를 위한 감정코칭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해본다.

 첫째, 서로를 독립적 인격체로 존중하자. 성별, 유전, 환경, 습관, 가치관 등 모든 것이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됐다. 이심전심, 일심동체처럼 자기 뜻대로 다 될 것 같은 환상을 버리자. 서로 공유하며 삶의 가장 밀접한 관계로 살아가는 동반자라 여기자.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감정도 누울 자리가 생겨야 여유를 갖는다.

 둘째, 자신의 자존심은 버리고, 상대방의 자존심은 세워주자. 자신의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려다 후회 한 적은 없는가? 무심코 습관적으로 또는 작정하고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려 화를 부르지는 않는가? 서로 감정의 성을 공격하지 말고 정성스럽게 감싸주며 의사소통 스타일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맞춰간다면 평화로운 감정기류를 유지할 수 있다.

 셋째, 상황이 잘못돼가고 있을 때 용기 있게 먼저 사과하자. 이때 사과는 완전한 사과여야 하고, 상대방은 그 사과를 통 크게 받아주자. 늘 좋은 일, 잘 한일만 있겠는가? 일이 안 좋아졌을 때 가능한 빨리 용서를 구해야한다. 영국에서 결혼 80주년을 맞은 세계 최 장수부부의 결혼생활 비결은 “미안해 여보”, “괜찮아 여보”라는 두 마디의 말이었다고 한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이라고 한다. ‘부부에게 약손은 바로 부부의 손’이다. 진심으로 따스하게 어루만질 때 상처도 고통도 씻은 듯 나을 것이며, 보이지 않는 마음의 약손은 부드러운 눈빛,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나타나 위로가 되며 감정치유의 명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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