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4:04 (토)
벌써부터 걱정되는 며느리증후군
벌써부터 걱정되는 며느리증후군
  • 허균 기자
  • 승인 2016.02.02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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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신체적ㆍ정신적 증상 동반
좋은 치료약은 가족 배려

 민족의 대 명절 설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한 가정의 며느리이기도 한 주부들은 이 시기면 찾아오는 통증이 있다. 이른바 며느리 증후군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팔다리 저림이나 마비, 골반통, 두통, 현기증, 소화불량 불면증, 우울증 등 꼭 집어 표현하기 어려운 애매하고 잡다한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며느리 증후군이라 한다. 대개 명절이 다가오기 2~3일 전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명절이 끝난 후에도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하며 우울증으로 심화되기도 한다.

 이 병은 공인된 정신의학 진단체계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굳이 공식적 서구의 진단 체계에 의해 진단을 내린다면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인 표현으로 나타나는 ‘신체화장애’의 일종이다. 이는 한국 문화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것으로 유교적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문화 사이의 충돌로 발생하는 것이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주부들의 80% 이상이 이 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하니 그만큼 만연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름을 들은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이 병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어떤 ‘해결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병이란 곧 무언가를 향한 ‘투쟁’인 탓이다.

 이런 증후군 때문인지 명절을 앞두고 설음식을 대신해주는 ‘설 차례상 대행업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업체는 생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주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단다. 대부분 반찬가계나 동네분식집 등의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는 ‘차례상 대행업체’는 명절이 다가오면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맞벌이를 하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이나 대도시에만 국한돼 있던 이 업종은 최근 들어 중소도시에서도 성업 중이다. 김해지역도 예외일 수 없다. 김해지역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차례상 주문이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준비에 지친 주부들이 전이나 떡 등 손이 많이 가는 차례 음식을 대행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고 핵가족화에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주부들의 차례 음식 주문에 대해 남편이나 친지 등도 당연시 하고 있는 분위기다. 어차피 자신이 돕지 못할 가사일이라면 사람을 불러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인 것이다.

 주부들이 차례 음식을 업체에 맡기는 것은 피곤한 가사의 영향도 있지만 음식 등을 서비스하는 업체에 대한 높은 신뢰도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 명절만이라도 며느리증후군을 최소화해보자. 우선 가족의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이 남편의 배려다. 진심 어린 남편의 위로는 며느리 증후군의 가장 큰 치료제라 할 수 있다. 남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배려와 이해가 있다면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내 자신의 마인드 컨트롤과 마음가짐의 변화가 필요하다. 즐기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똑같은 일도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 죽어도 하기 싫어하는 일이 될 수도,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 주부님들, 이번 명절을 기회로 자신을 위해 마음가짐을 고쳐 먹어봄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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