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선택적 방제 어떻나?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선택적 방제 어떻나?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6.01.26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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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600억원 비용 평균 30% 재발생 가치 높은 것 선택
▲ 재선충병은 일단 감염되면 100% 고사하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고사목 처리는 크게 파쇄하거나 훈증처리 하는데 잔가지 미처리나 방치, 훈증더미 처리 미흡, 그루터기 미처리 같은 원인으로 인해 다음 해 같은 지역에 재발생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민족의 기상을 오롯이 빼닮은 소나무를 재선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길은 요원한가.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의 소나무에서 재선충병이 처음 보고된 이후 햇수로 19년째인 올해도 방제를 위한 노력이 전국 각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1997년 함안 칠원에서 처음으로 재선충병이 확인된 이후 15개 시ㆍ군으로 확산했다. 현재 산청ㆍ함양ㆍ합천 3개 군만 청정지역이다. 지난해 27만 5천여 그루가 감염돼 전국 피해소나무의 16.3%를 차지, 제주와 경북 다음으로 피해가 컸다.

 2014년 말 기준 통계를 보면 이 해 전국적으로 728만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했다. 정부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손질해 국가 방제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방제 효율성을 높이려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무재선충병 재발생률은 전국 평균 29.5%로서 지역별로 0%에서 238%까지 편차가 많은 편이다. 이러한 재발생률의 차이는 발생 장기화에 따른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 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 왼쪽이 수컷, 오른쪽이 암컷이다.
 피해 고사목 처리법에 따라서도 재발생률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파쇄 방제의 경우 재발생률이 19.1%인 반면 훈증 방제는 32.1%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재선충병은 일단 걸리고 나면 치사율이 100%인 무서운 병이다. 피해 고사목의 처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피해 고사목을 통해 재선충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증식하거나 겨울을 나는 탓이다.

 이 때문에 파쇄를 통한 제거나 화학적 수단으로 고사목을 훈증해 처리하는 두 가지 방식이 크게 활용되고 있으나 잔가지 미처리나 방치, 훈증더미 처리 미흡, 그루터기 미처리 같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같은 지역에 다음해 재발생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고사목 처리처럼 예방에도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재선충병 치료제는 안타깝게도 아직 없지만 매개충에 의한 선충의 증식을 막는 예방약은 있다.

 따라서 예방법은 크게 매개충 방제와 선충 방제로 나뉜다. 매개충 방제의 경우 항공이나 지상에서 농약을 살포하거나 최근에는 페로몬 트랩을 설치해 매개충의 밀도를 낮추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농약, 페로몬 방제의 경우 하늘소 이외 다른 곤충도 같이 죽게 돼 일부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나무주사를 통한 선충 방제의 경우 보호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즉, 문화재보호구역, 경관보존지역, 사찰ㆍ공원지역내 소나무나 천연기념물 보호수의 경우 매개충에 의해 선충이 유입돼도 증식을 못하게 하는 약제를 직접 주사하는 방식을 쓴다.

 지금까지는 매개충 우화 전인 3월 이전에 소나무에 드릴을 이용해 구멍을 뚫고 주입병을 이용해 ‘아바멕틴’ 유제나 ‘에마멕틴벤조에이트’ 유제를 주입해 1~2년 예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한번 주입으로 6년간 효과가 지속되는 ‘밀베멕틴’ 유제가 개발돼 제주도에서 한라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순환 방제에 도입했다. 한라산에 재선충병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처이다.

 제주도가 도입한 예방약은 효과가 길고 구멍을 자주 뚫어 나무에 주는 부담을 줄인 것이 장점인 반면 가격이 비싼 것은 단점이다.

 ◇해외 사례 vs 국내 비교 = 소나무재선충병 진원지인 일본의 경우 과거에는 항공방제와 나무주사 등으로 완전 방제를 하려 했으나 확산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지금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소나무숲을 중심으로 예방효과가 긴 약제를 사용한 예방 위주 방제로 바뀌어 한 해 30만~40만 그루 방제를 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 해 방제 예산의 86%가 고사목 제거에 사용되는 반면 나무주사제에는 2%정도만 사용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고사목 제거는 나무주사제에 비해 방제효과는 낮은 반면 사후 처리 등으로 인해 예산 비중이 높은 단점이 있다.

 지난해 국비 기준 전국 방제 예산은 597억 원이었으며 이 중 경남은 37.4%에 해당하는 223억 원이 소요됐다.

 ◇산림청 올해 방제대책 = 기존의 훈증방제서 벗어나 모두베기와 파쇄 등 적극적 방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즉, 신규 발생지 등 선단지(재선충이 확산하는 방향 맨 앞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방제를 하겠다는 의지이다.

 또 재선충병 예찰ㆍ방제ㆍ모니터링 전담기구인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를 조기 가동하고 산림청내 재선충병 방제전담 테스크포스가 전국의 방제상황을 총괄키로 했다.

 5개 지방산림청을 중심으로 전국을 북부권(경기, 강원), 중부권(충북, 충남, 전북), 대구ㆍ경북권, 서남부권(전라, 서부경남), 동남부권(부산, 울산, 동ㆍ중부경남), 제주권 등 6대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별 특성화된 방제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피해 고사목을 톱밥ㆍ건축자재 등으로 활용해 경제적ㆍ경관적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경남도 계획 = 상반기내 완전 방제로 내년에는 관리 가능한 수준인 4만 그루 이하로 발생률을 낮출 방침이다.

 경남은 2013년 59만 5천그루가 감염돼 최대 피해를 기록한 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여서 올 상반기 7만 그루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란 게 도의 예측이다. 따라서 이를 완전 방제하는 것이 도의 목표이다.

 우화기 도래 이전에 감염 고사목을 전량 방제키 위해 다음 달까지 고사목 제거를 끝내고 3월까지 추가 발생한 지역 피해 고사목까지 완전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고사목이 누락되지 않게 예찰을 강화하고 우화기인 4~9월 사이는 10~15일 간격으로 항공과 지상방제를 병행한다.

 약제방제가 어려운 도심 주택가ㆍ문화재보호구역ㆍ친환경농산물 재배지 인근ㆍ우량 소나무숲에는 친환경 방제법인 페로몬 유입트랩을 설치하는 한편, 주요 소나무숲에는 예방주사를 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재선충병이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방법의 방제법이 대두되고 있고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30%를 넘나드는 재발생률이 문제이다.

 도내 모든 소나무를 방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이나 제주의 사례처럼 보존가치가 높은 소나무 위주로 장기 나무주사제를 통한 선택적 방제를 고려야 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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