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한 다당제 기대한다
국민 위한 다당제 기대한다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1.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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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얼마 전 아울렛 매장에서 바지를 샀는데 나이와 함께 부쩍 늘어난 허리가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들었다. 32인치는 너무 끼고 34인치는 헐렁하다. 그래서 33인치로 결정하고 바짓단을 줄이기 위해 모처럼 산 바지를 수선센터로 보냈다. 점원은 “요즘은 홀수 인치 치수가 나와서 과거 짝수만 나올 때 보다는 선택하기가 좋아졌다”는 말로 필자를 위로한다.

 허리사이즈의 선택과 함께 1989년 첫 승용차를 샀던 시절이 떠오른다. 르망 중고를 샀는데 휘발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차였다. 당시 승용차는 휘발유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LPG 차량의 보급과 함께 SUV 차를 중심으로 경유차가 급속도로 퍼졌다. 경유차는 세단까지 확대됐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보급도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승용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정도가 됐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모든 것들이 다양해져 우리에게 고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지만 유독 대한민국의 정치는 반대로 가고 있었다. 대다수 선진국이 다당제 형태로 국회가 운영되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20여 년간 여ㆍ야 두 개의 당이 민의를 대변해왔다. 당의 간판을 바꿔가면서 새누리당이 보수를 표방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성향을 끌어안았다.

 다당제 정치가 이뤄지는 나라들은 총선에서 3위를 차지한 정당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다수당이 40%대의 의석을 차지하고 2위당이 30%를 얻는다면, 10%대를 점한 3순위 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1위 또는 2위 당과 연정형태를 구성한 뒤 각료를 배출하고 국정운영에 참여하기도 한다.

 국민의 정치성향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다양할 수밖에 없다. 수구보수, 보수, 중도보수, 개혁적보수, 진보, 급진노선의 진보 등이다. 우리는 자신의 정치철학과 딱 맞는 당이 없을 때 가장 가까운 노선을 표방하는 정당을 지지해 왔다. 마치 기성복이나 신발을 사는 것처럼.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등장하면서 조금이나마 정당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여기다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도 오는 4ㆍ13 총선에서 국회입성을 노리고 있으니 유권자들은 재미가 있게 생겼다.

 오는 총선에서 정치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원내 절반을 넘는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애초 예상과는 달리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층 가운데 개혁적보수와 중도보수층에게 강한 호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오는 총선에서 제1야당의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락하면서 단독 개헌을 위해 필요한 2/3 이상 의석을 노렸던 새누리당이 국민의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총선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여소야대를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으로 향하는 행렬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당황한 기색이다.

 최근 우리 정치에 나타나는 다당제로의 변화는 그동안 인위적으로 조정됐던 정치구도가 정상으로 변하고 있다는 긍정적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환경이 다양해지는 국민의 정치성향을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다양한 정당들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올바르게 변화한다.

 정당정치의 변화와 맞물려 3개월 뒤 치러질 총선과 재선거구도는 복잡해졌다.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특히 김해시장 재선거는 ‘큰판 중의 큰판’으로 불릴 만큼 관심도가 높다.

 도전자들이 10여 명 이상이 되면서 선거구도는 복잡하고, 각 정당도 비중 있는 선거로 분류하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김해시장 재선거에 국민의당 창당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각 당들의 공천 규칙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새누리당 후보군 가운데 공천자의 윤곽이 2배수 정도로 좁혀지고 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군도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선거는 3파전으로 압축될 양상이다.

 소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것과 같이 이번 김해시장 재선거에서도 이런 현상이 점쳐진다. 2ㆍ3위 후보의 단일화는 1위를 압박하고 선거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소수당은 국민을 위한 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듯 김해시장 재선거에서도 3위 후보가 2위를 지지해서 2위가 당선되도록 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시민을 위한 선택이어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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