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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의 시간 보내며
송구영신의 시간 보내며
  • 원종하
  • 승인 2015.12.30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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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2015년의 양띠해가 저물어 가고 원숭이해의 병신년(丙申年)이 다가오고 있다. 늘 지나간 시간들은 아쉬움으로 가득하지만 또 다가올 시간에 기대를 걸고 희망을 가져 본다. 전국 대학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세상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어지러워 길이 없다”는 혼용무도(昏庸無道)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뜻하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무도’가 합쳐진 글자이다.

 한해는 혼란과 좌충우돌, 불확실성의 단어들이 주류를 차지할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였다. 그러나 뒤돌아볼 때 어렵지 않은 시간들이 어디 있었던가. 개인적으로 뒤돌아보니 많은 부분에서 계획했던 일들을 성취한 것 같다. 습관적으로 새해가 되면 일 년 동안의 계획을 세우고 다시 월별 계획과 주간 스케줄을 짜서 매일매일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2015년 한해 가장 큰 결심은 인생 속에서 조금 더 단순해지고 덜어내자는 슬림 라이프 (slim life)였다. 필요 없는 인간관계란 있을 수 없겠지만 필요이상의 모임을 만들어 집중하지 못하고 늘 시간에 쫓기는 만남을 억제하기로 했고, 무엇보다 체중감량과 건강을 위한 금주(禁酒)를 결심한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모임장소에 나가 술을 마시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고서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고 내가 가진 문제를 가장 잘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역시 본인이다. 술로 풀 수 있는 것이 있고 깨어있음을 통해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최근에 나온 김정운 교수의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내용에 이런 글이 있다.

 “바쁠수록 마음은 공허해 집니다. 외로워야 성찰이 가능합니다. 고독에 익숙해져야 타인과의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외로움의 역설입니다.”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다. 20년 전의 금연에 이어 또 다른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한 해였기에 뿌듯하다. 새해에도 스스로에게 어려운 약속을 해보려한다. 2016년에는 인간의 품격을 높이는 한해로 설정해 책 100권 읽기를 실천해 보고자 한다. 책 목록을 미리 만들고 경제 경영 분야뿐만 아니라 소설과 에세이, 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해 볼 생각이다. 삶이란 성공을 넘어 성숙을 찾아 끊임없이 나서는 길이기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들을 통해 더 나은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닦는 일들이 필수이고 그러한 수단으로 책을 삼으려 한다.

 병신년(丙申年) 한해 책과 더불어 이렇게 살고 싶다. 첫째,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길 소망한다. 불평불만, 비교와 비난, 비판보다는 작은 일들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마음의 평온을 갖고 싶다. 둘째,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다. 모든 일들의 원인과 결과는 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삶의 태토를 통해 인격적으로 성숙된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셋째, 남을 더 많이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여유와 이웃사랑을 더 깊이 하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넷째, 나보다는 남을 더 낫게 여기는 겸손함을 갖기를 원한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내적 인격을 갖추길 원하며, 옳고 그름에 대한 차분하고 굳건한 분별력을 가져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시간이다. 아듀 2015! 웰컴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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