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는 혼란과 좌충우돌, 불확실성의 단어들이 주류를 차지할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였다. 그러나 뒤돌아볼 때 어렵지 않은 시간들이 어디 있었던가. 개인적으로 뒤돌아보니 많은 부분에서 계획했던 일들을 성취한 것 같다. 습관적으로 새해가 되면 일 년 동안의 계획을 세우고 다시 월별 계획과 주간 스케줄을 짜서 매일매일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2015년 한해 가장 큰 결심은 인생 속에서 조금 더 단순해지고 덜어내자는 슬림 라이프 (slim life)였다. 필요 없는 인간관계란 있을 수 없겠지만 필요이상의 모임을 만들어 집중하지 못하고 늘 시간에 쫓기는 만남을 억제하기로 했고, 무엇보다 체중감량과 건강을 위한 금주(禁酒)를 결심한 것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모임장소에 나가 술을 마시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고서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고 내가 가진 문제를 가장 잘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역시 본인이다. 술로 풀 수 있는 것이 있고 깨어있음을 통해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최근에 나온 김정운 교수의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내용에 이런 글이 있다.
“바쁠수록 마음은 공허해 집니다. 외로워야 성찰이 가능합니다. 고독에 익숙해져야 타인과의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외로움의 역설입니다.”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다. 20년 전의 금연에 이어 또 다른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한 해였기에 뿌듯하다. 새해에도 스스로에게 어려운 약속을 해보려한다. 2016년에는 인간의 품격을 높이는 한해로 설정해 책 100권 읽기를 실천해 보고자 한다. 책 목록을 미리 만들고 경제 경영 분야뿐만 아니라 소설과 에세이, 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해 볼 생각이다. 삶이란 성공을 넘어 성숙을 찾아 끊임없이 나서는 길이기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들을 통해 더 나은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닦는 일들이 필수이고 그러한 수단으로 책을 삼으려 한다.
병신년(丙申年) 한해 책과 더불어 이렇게 살고 싶다. 첫째,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길 소망한다. 불평불만, 비교와 비난, 비판보다는 작은 일들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마음의 평온을 갖고 싶다. 둘째,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다. 모든 일들의 원인과 결과는 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삶의 태토를 통해 인격적으로 성숙된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셋째, 남을 더 많이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여유와 이웃사랑을 더 깊이 하는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넷째, 나보다는 남을 더 낫게 여기는 겸손함을 갖기를 원한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내적 인격을 갖추길 원하며, 옳고 그름에 대한 차분하고 굳건한 분별력을 가져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시간이다. 아듀 2015! 웰컴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