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3:45 (목)
김해시장 재선거 투표 지침서
김해시장 재선거 투표 지침서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5.12.28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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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 위원
 민선 시대 시작 이래 탈 없는 시장이 단 한 명도 없는 김해시. 그래도 전자에는 임기를 마치고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 시장은 중도 낙마했다. 그래서 내년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함께 재선거가 치러진다.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김해시민들의 고심은 깊다. 이번에는 제발 제대로 된 시장을 뽑아야 할 텐데.

 김해지역 유권자들은 대체로 차기 시장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비리 없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정을 운영할 사람을 원하고 있다. 이런 후보를 고르는 방법은 역대 시장들의 불행을 반추해보면 답이 있는 듯하다. 모두 투기꾼을 가장한 기업인들과 연관이 있었다. 모 전 시장은 지역 유력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 복역을 마쳤다. 이 시장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이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부동산을 사고팔아 수천억 원을 벌었다고 한다. 최근에도 자신의 소유로 된 땅의 지목 변경을 통해 수백억 원에 이르는 이득을 챙겼고, 조만간 또 큰 땅의 지목 변경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산업단지 등의 부동산 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인허가에 개입하면서 본전 이상을 뽑아냈다.

 이른바 측근들은 수억~수십억 원에 이르는 선거 자금을 대고 당선된 뒤 미리 사둔 땅의 개발을 통해 선거자금으로 투입된 돈의 수십 배에 이르는 이익을 남겼다. 그래서 이번에는 투기꾼의 신세를 지지 않는 후보를 뽑는 것이 바람이다. 지난해 선거에서 기업은 부업이고 부동산 개발이 본업인 이가 모 시장 후보의 선거비용을 50억 원이나 대신해 썼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번에도 유력 후보들에게는 어김없이 스폰서가 붙었다.

 특히 이번 김해시장은 경선 과정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1차 경선 투표 이후에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1차에 이어 1.2위를 놓고 진행될 결선 투표에서 2위는 차순위 후보를 지지한 선거인단을 끌어오기 위해, 또 후보 간 이합집산과 연대를 만들기 위한 사상 초유의 돈 선거가 예고된다.

 유력 후보 캠프에서는 벌써 실탄을 점검하고 있다. 예비 후보 등록 후 1차 경선까지 필요한 자금, 결선 투표에서 ‘광’ 파는 이를 위한 매수 자금, 본선에서 사용할 자금 등으로 구분 지으면서 대략 100억 원 이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후보들 가운데 대다수는 이 많은 돈을 대면서 선거를 치르기가 어렵다. 특히 평생을 공직에 몸담은 이와 지금까지 별다른 직업 없이 정치만 해온 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큰 두세 명의 유력 후보에게는 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을 자청해 대겠다는 기업인들이 나서고 있다. 선두권은 돈이 남아 넘치고 3위권 밖은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다. 선거자금 빈익빈 부익부가 진행 중이다.

 측근을 자청하는 스폰서들은 벌써 투자 대비 수익률을 계산한다. 안전한 투자보다는 위험한 투자가 수익률이 높다. 그래서 이들이 투자를 통해 목적을 완성한 뒤 가져갈 수익은 매우 높다. 유권자들은 이 높은 이익이 결과적으로는 시민의 주머니를 털어서 가져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번 김해시장 재선거에서는 선거 비용을 대주는 스폰서 없이 깨끗하게 선거를 치를 후보에게 표를 준다면 중도에 낙마하거나 퇴임 후 교도소행을 반복하는 김해시장의 불행을 끊을 수 있다. 또 시민들의 주머니가 떨릴 일도 없어 보인다. 김해시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에게 돈을 대주는 투기꾼이 붙었는지를 알기 위해 귀를 세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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