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부채시계
LH의 부채시계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5.12.23 20: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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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편집위원
 이재영 LH 사장은 LH가 있는 진주를 부동산과 주거복지의 종합서비스 메카로 조성하고 진주혁신도시를 거점으로 주변 지역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상남도가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LH는 본사 진주 이전을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차원을 넘어 진주혁신도시를 국가균형발전 상징모델로 발전시키고 지역발전과 LH 도약을 천명하며 새 시대를 여는 새로운 비전 ‘비상(飛上) 2030’을 선포했다.

 이런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평가받고 우러러 보이는 LH공사 사옥 로비에 LH 공사가 진 부채, 즉 빚의 양을 표시하는 ‘부채시계’가 설치돼 있다.

 상식적으로는 막대한 부채가 창피해서 쉬쉬 할 것인데 LH 공사는 회사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도록 사옥로비에는 공개하고 있다. LH공사 임직원들, 가족들, 관련 회사나 기관단체, 민원인들까지 모두 LH 공사가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는 실수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와 용기로 볼 수도 있다.

 LH공사는 ‘공사’다.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공기관이다. 급여ㆍ복지ㆍ근로조건ㆍ고용안정성이 우수해서 ‘신이 내린 직장’이란 비유도 모자라, ‘신이 다니고 싶은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국가적 사업을 하는 공공 기업, LH는 기업의 부채를 감수하면서 공공을 위한 주택을 지었고 그 결과 빚더미를 안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2013년 말 105조 7천억 원이었던 LH 공사의 2015년 12월 22일 부채시계는 90,333,211,167,393원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부채가 약 90조 원이니 약 15조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부채를 이미 갚았다.

 이재영 사장은 지난 13년 6월 취임 직후 기존의 대량개발 방식으로는 LH의 부채문제 등 난제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시작했다.

 첫째로 재무건전성 회복이다. 채권동결 선언, 부채시계 운영, 판매 극대화, 사업방식 다각화 등 공사의 역량을 집결해 극적인 부채감축을 실현하며 직원들에는 자신감을, 조직에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둘째로 민간기법을 도입했다. 민간과 상생하며 재무부담도 줄이는 사업방식 다각화, 민간의 경쟁요소를 도입한 판매목표관리제 등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혁신했다. 독점적 개발에서 탈피해, 민간과 상생하는 사업방식 다각화를 정착시켰다. 또한 ‘판매만이 살길이다’라는 각오로 경쟁과 책임에 기반한 비상판매체제를 구축해 판매에 모든 경영역량을 결집했다.

 셋째로 자율과 책임 하에 일하는 조직문화를 도입했다. 조직문화에 자율성과 책임감을 강조하고 고통은 분담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내부혁신을 단행했다.

 넷째로 본연의 역할인 경제활성화와 주거복지를 충실히 수행한다. 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는 주거복지 안전망을 제공하는 등 정부정책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11월 23일 LH진주 본사 남강홀에서는 광복 70주년 기념 주택세미나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LH의 역할과 과제”로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날씨만큼이나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였다.

 ‘LH가 공공주택의 주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덩치는 크고 대외적인 영향력은 점점 더 약해지고 위축된 현재의 모습을 스스로는 제대로 알고 있는가’, ‘LH는 주택복지 서비스의 변화를 간과하고 있다’ 등등 주제발표에서나 토론에서의 한결같은 지적이고 반성을 요하는 목소리였다.

 심지어 변화 속에 허둥대는 LH공사를 줄리언 무어의 ‘스틸앨리스’ 영화에 비유하면서 알츠하어머로 기억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을 LH공사라고 했다.

 특히 종합토론에서 LH공사 공공주택본부 조성학본부장은 국민주거안정을 달성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LH공사는 과거에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아니다. 초기에는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고 이를 LH에 위임했다. 이제 더 이상 과거 대단위 개발에 양적개발에만 향수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가 100명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1인이 원하는 100가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빚진 사람들은 돈을 빌리고 나면 그리 당당하다. 일부 직원들은 그 빚이 착한 빚, 선한 빚이라고 하면서 당당함의 도를 넘고 있다. 부채시계를 부채시계로 바라봐야 할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LH공사 여러분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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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5-12-24 13:41:03
노무현대통령때 부채총액 자체도 적었고 부채비율도 적어서 초우량 공기업들이 부채에 허덕이며 파산 직전에 이르렀음을 개탄한다. 예산을 과다 편성하고 돈을 물쓰듯 4대강, 노령연금 등으로 지출하니 이제 부메랑이 되어 국민들의 숨통을 조르는구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