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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오명 빨리 벗어야
경남FC, 오명 빨리 벗어야
  • 최영준 기자
  • 승인 2015.12.1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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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준 문화ㆍ체육부 기자
 2015년 11월 29일. K챌린지 리그 일정이 모두 막을 내렸다. 12월 5일, 승강PO전에서 수원FC가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구단 창단 사상 첫 1부 리그진입에 성공했다. 각종 방송매체에서는 수원FC의 활약을 칭찬했고, 이미 1부리그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수원삼성과의 지역더비를 기대한다는 소식이 한창이었다. 하루 전날인 12월 4일. 경남FC는 심판매수 혐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올시즌 경남은 전체선수의 절반 가량인 15명의 선수를 교체했고, 지난 3월 출정식에서 구단주인 홍준표 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클래식 리그 승격이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그들의 계획은 모두 빗나갔다. 시즌이 끝난 후, 경남이 받은 성적표는 리그 9위, 리그 최소 득점 그리고 각종 비리연루였다. 특히 경남의 비리연루는 경남도민을 대표하는 도민구단이란 이름에 큰 오점을 남겼다.

 오점의 시작은 안종복 전 경남FC 대표가 2013년 1월부터 약 2년간 경남 FC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에이전트 박모 씨와 짜고 외국인 선수를 계약할 때 몸값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으며 시작됐다.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됐을 때 안 전 대표와 구단 운영자들은 포항스틸러스 등 기업구단에 비해 경남은 운영자금이 부족해 외국인 감독과 우수 선수를 제때 영입하지 못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며 성적부진 이유를 둘러댔다. 하지만 성적부진의 진실은 달랐다. 안 씨는 몸값이 낮은 외국인 용병 선수를 거짓으로 높게 평가해 해당 선수의 계약금과 몸값을 부풀려 차액을 가로챘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사장의 횡령사건이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무렵, 이번에는 박성화 경남FC 감독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문제점이 드러났다. 박 전 감독은 팀 성적이 추락하며 팬들의 질타가 이어져도 구단은 무슨 이유에선지 대책이나 전력보강 대화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죽 답답했으면 7월 이적시장이 열리면 내 연봉 중 5천만 원을 선수영입에 쓰겠다고 구단에 말하고 브라질 선수 한 명을 데려오려 했다”며 “그런데 구단은 ‘선수 한 명 온다고 팀이 잘 되나’라며 이마저 허락하지 않았다”고 답답했던 상황을 전했다.

 선수 기용 방침, 승리수당 지급, 원정 경기 구단 지원팀 불참 등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박 전 감독은 “스토야노비치가 9번째 골을 넣자 구단에서 ‘앞으로 출전시키지 마라’고 지시했다”며 “10골을 넣으면 5천만 원을 받는 옵션 계약이 있었는데 그 돈이 아까워 출전을 금지시키는 비열한 짓을 저질렀다”며 분개했다.

 아직 이에 대한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박 전 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경남FC의 성적부진은 당연한 결과다. 팀이 분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구단은 거기에 대해 마땅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 이는 팀사기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선수들 역시 회의감에 빠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팀 내 최다득점자에게 수당을 주는 것이 아까워 출전을 금지시켰다는 말은 옹졸한 구단운영의 극치를 보여준다.

 경남FC의 이런 이슈들은 도민구단이란 이름에 먹칠을 했다. 구단운영진들은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함께 팀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팬들에게 사랑받는 구단이 되기 위해선 좋은 감독과 좋은 선수단도 중요하지만 좋은 운영진의 지원과 마케팅이 전제돼야 한다. 최근 화성FC의 돌풍을 이끈 김종부 감독이란 좋은 감독이 들어온 만큼 구단의 정직한 지원과 선수들의 활약으로 다시 한 번 경남FC가 비상하길 경남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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