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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장 권한대행에 바란다
김해시장 권한대행에 바란다
  • 원종하
  • 승인 2015.12.02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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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민선 6기까지 오면서 김해시장의 자리는 어찌 한 결같이 법적인 처벌 대상이 되는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3명의 전임자 모두가 처벌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김해시가 유일하다 하니 더더욱 그렇다. 지난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김맹곤 김해시장이 대법원에서 징역6개월 집행유예 2년이라는 유죄판결을 받아 시장직을 잃었다. 그동안 1년 넘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김해시민들 대다수의 마음은 지지하는 층과 그렇지 않은 층으로 나누어 하루 빨리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취임 후 재판에 회부된 시장이 심리적인 위축과 스트레스로 인해 제대로 시정을 이끌어 왔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11월 27일 판결이 나온 이후 53만 김해시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행정의 책임은 권한대행(權限代行) 체제로 전환돼 부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해시는 2016년 새해 예산 편성과 인사이동 등 가장 중요한 시기에 권한대행 체제를 맞게 돼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공무원들의 책무성 강화 그리고 의회의 역할이 중요시 된다. 모든 행정의 계획과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더욱 더 세밀한 관찰과 주도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권한대행은 궐위(闕位)나 사고로 인해 공석인 자리에 다음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권한을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민선의 시장이였다면, 지금부터 내년 4월까지는 그다음 순위인 부시장이 자연스럽게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권한대행 체제는 장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맡을 때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시간만 보내고 임기만 채우는 식으로 소극적일 수 있다.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민선시장과는 달리 행정 전문가가 맡는 권한대행 체제는 책임소재가 따르거나 이해관계가 얽힌 어려운 일들은 기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5개월의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김해시는 지금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전임자가 추진해 온 일들이 철학에 맞지 않거나,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일이라도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

 권한대행이 꼭 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해 보려 한다. 첫째, 권한대행자는 전임자가 살피지 못했던 소외된 시민과 다니지 않았던 공간을 살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소외되거나 후미진 공간들이 많이 생겼다. 그러한 곳이 어디인지를 살피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시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규정과 법령만을 고수하지 말고, 인간 중심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둘째, 그동안의 선거과정에서 “내 편이니 네 편이니” 해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이제부터 다시는 편 가르기 식의 소아적이고 편협된 사고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53만 시민 모두를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해주길 바란다. 셋째, 직원 인사에 있어 능력과 성과에 따른 기준에 따라 승진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학연, 지연, 혈연을 뛰어 넘는 적재적소 적시의 인사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줄서기 잘하는 공무원이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섬기고 봉사하고 능력 있는 공직자가 우대받는 인시문화가 필요하다. 넷째, 특히 대행기간 중 청렴도를 높이는데 기여해야 하며 철저한 감찰을 통해 자칫 어수선한 틈을 타고 무더기 승인이나 특혜시비가 있을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개인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이나 호가호위(狐假虎威)를 위해 한 사람의 리더만 보고 가서는 안 된다. 재판과정을 보면서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자는 시민들에게 죄를 짓는 것과 같다는 것을 실감했다. 김해시장 권한대행인 부시장은 짧은 기간이지만 김해시민들의 자존심을 살리고, 사분오열된 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소위 위정자(爲政者)라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 김해시민의 마음에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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