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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장소로 변한 비봉산
힐링의 장소로 변한 비봉산
  • 박태홍
  • 승인 2015.11.30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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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진주시민의 숙원이었던 비봉산이 제 모습을 찾게 됐다. 지난 26일 진주시의회 복지산업위원회가 비봉산 봉황숲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16년 공유재산계획안을 심의, 의결했기 때문이다.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란 지자체가 각종 사업을 위해 복지를 매입할 경우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정적 절차상의 과정이다. 이로 인해 비봉산 봉황숲 생태공원조성사업은 국, 도, 시비 85억 원을 투입 부지매입과 더불어 자연환경을 복원해 생태공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지금의 비봉산은 무허가 불법건축 및 지장물 난립으로 자연 그대로의 비봉산 모습이 아니다. 주능선은 경작지농민들을 위한 콘크리트 임도로 개설됐으며 그러다 보니 점진적으로 농막들이 들어서는 등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인위적 자연훼손이 늘어난 것이다. 불법 건축물은 물론 닭장, 농막 등으로 정기 어렸던 비봉산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시 당국은 시민과 시의회와 손을 맞잡은 것이다.

 그러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시의회에서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통과시키면서 2년간의 공사시간을 문제 삼아 지적했고 타당성 조사 등 행정당국의 미흡하고 소홀했던 부분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는 의결기관의 절차에 따른 것이어서 별다른 반대급부가 없을 것으로 보여지며 2016년도의 당초예산이 예산결산위원회를 통과하면 이 사업은 급물살을 탈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사유재산권자의 보상절차가 남아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 사업은 진주와 시민을 위한 공동체형식의 사업이기에 시 당국과 사유재산권자는 저로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3개 테마별 사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비봉산 전역을 쉽게 말하면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쉼터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봉황숲 생태공원조성에 35억, 자연 그대로의 탐방로 개설에 8억, 산림욕을 겸한 산림공원조성에 42억 등 모두 8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게 된다.

 비봉산의 옛 이름은 대봉산이었다. 예전의 비봉산자락에는 봉황을 닮은 봉바위가 있었다 한다. 이 바위 아래는 진양 강씨의 집성촌이었다. 이들이 고려시대에 큰 인물들을 배출하자 이를 시기한 조정권신들이 임금에게 고자질해 봉황형상의 바위를 깨부수고 봉황이 날아가도록 비봉산이라 명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비봉산의 정기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각계 각처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세월이 흐른 후 진양 강씨 문중에서는 날아간 봉황이 다시 돌아오도록 봉곡동 언덕배기에 만들어 놓은 봉알자리(봉란대) 덕분인지 알 길 없으나 비봉산자락 아래 세워진 진주중, 진주고에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어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을 터부시할 것만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90년 전인이 1925년 재교한 진주공립보통학교가 지금의 진주고다. 진주고 출신들 중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크게 이름을 떨친 이들이 수두룩하다.

 2014년을 기준으로 3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러다 보니 장관, 대통령경호실장, 국회부의장, 합참의장, 군사령관, 검찰총장, 감사원사무총장, 국세청장, 서울시장, 병무청장, 경찰청장, 도지사, 교육감, 대학 총장, 국회의원 재벌기업의 총수는 물론 시장, 군수, 의사, 약사, 변호사, 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에서 출세가도를 달렸거나 지금도 활동 중이다. 이처럼 비봉산의 정기를 받아 입신양명했거나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데 이렇게 비봉산을 곱게 단장한다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겠는가? 비봉산과 선학산을 잇는 봉황교를 개설하고부터는 진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집계가 있었다. 하물며 산림욕을 할 수 있는 봉황숲의 생태공원이 생겨난다면 이를 찾는 시민들은 물론 외지관광객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일상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쉼터조성은 지자체가 마땅히 해야 할 소임이다.

 이창희 시장 또한 비봉산의 정기를 받은 한 사람으로서 비봉산생태공원조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웰빙의 시대에서 지금은 힐링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다. 힐링을 위한 봉황숲 생태공원조성사업은 현실에 걸맞은 것이지만 행정당국에서는 비봉산과 연계해 텃밭을 일궈 생계를 유지하던 소시민들의 애환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뺌공터에서 닭을 키워 자녀들의 학비를 조달하고 산딸기, 오디 등을 재배, 일 년을 살아가던 우리들의 이웃에게도 최소한의 대안은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 곧 비봉산은 도심지 한가운데 위치한 힐링의 장소이며 쉼터가 된다. 나무 그늘 아래서 명서를 읽고 생태공원 숲 속에서 도시락을 까먹는 그런 곳이 될 것이다. 이러면 진주의 비봉산은 시민의 쉼터이기 이전에 진주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됨이 자명하다.

 끝으로 이 사업을 일궈낸 시 당국, 시의회, 비봉산 인근의 사유재산권자 모두에게 진주시민들은 박수갈채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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