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 몹시 그리운 경남
리더십이 몹시 그리운 경남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11.29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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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내일이면 12월이다. 경남은 지난 1년간 ‘급식’이란 진영논리에 휩싸였다. 주장의 옳고 그름보다는 ‘뭘 했느냐’는 것에 경남도와 경남교육청, 경남도의회를 향한 경남도민들의 격정(激情)이 보통 아니다. 피로감이 겹친 도민이 걱정해야 할 정도라면, 도민들의 눈에 비친 지난 1년간 3개 기관 운영은 경남도민의 정서를 대변하지 못한 것에 있다. 경남도가 재의, 현재 조건 없는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총론에 치우칠 뿐 어느 한쪽이 각을 달리하지 않고 있다.

 물밑 속에는 정치이념이 다른 양 진영이 주민소환을 내세워 상대를 압도하려는 듯, 도민을 상대로 서명을 받느라 난리 통이나 다를 바 없다. 한쪽은 경남지사를, 다른 한쪽은 경남교육감을 고꾸라트리려는 무서운 음모가 서멀 거리는 서명 작업이 중단되지 않는 한 급식을 전제로 한 격의 없는 대화란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질 따름이다. 물론, 경남도는 미래 50년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것에서 3개 국가공단 조성, 부채 제로 등 지난 도정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지만 주도(主導)하려는 것에서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이와 달리, 경남교육청은 진보교육감 취임 후 기관 특성상 일방적이고 거친 물결을 피하려는 듯, 전문직 공무원이 뒷짐을 진 탓에 겉으로는 일상이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급식문제 등 교육정책이 특정세력과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입김에 좌우되면서 협상보다는 이슈를 양산, 교육계가 시끄럽다. 또 교육정책에 정치란 게 스멀거리는 등 진영논리가 판을 친다는 것에 도민들의 걱정도 보통 아니다.

 경남도의회는 의결기관이란 자평(自評)에 앞서 협상 중재도, 예산안 의결 등 의회운영이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는 지적이다. 무상급식 중재는 타협 직전, 물거품이 됐지만 이를 시빗거리로 만든 게 경남도의회 중재결과란 점에서다. 협상대표로 참석한 교육청의 국장을 교육청이 개인자격이라며 거부해도 도의회는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단호함이 없었다. 의정활동은 요란한 것 같지만 속은 텅 비었다는 걸 스스로 보여준 사례다. 또 교육청의 감사거부가 급식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의결권의 잣대가 올곧지 못했다는 것도 큰 문제다. 지난해 12월 8일, 경남교육청이 제출한 2015년도 무상급식비 세출예산 1천125억 원을 교육청의 원안대로 승인, 언뜻 보면 솔로몬의 지혜 같지만 일(무상급식)을 꼬이게 만든 원인이다. 도의 무상급식비 전입금 257억 원의 삭감과 시ㆍ군 부담 386억 원이 편성되지 않은 세입에도 경남도의회가 세입 없는 세출(무상급식비) 전액을 승인한 것에 있다. 도의회가 삭감한 257억 원을 타 예산을 삭감해 운용토록 했고 시ㆍ군 전입금 386억 원은 세입결손에 대비, 자체재원으로 충당토록 부대의견까지 제시했지만 세입 없는 세출 승인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는 도와 시ㆍ군이 급식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급식비의 학부모 분담이 뻔히 보이는데도 삭감 세원을 정해주지 않고 세출만 승인, 예산에 관해 절대적이지만 그 원인을 제공하고도 뒷짐만 지고 있다.

 또 도의회 특위가 무상급식 비리의혹을 사법기관에 의뢰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교육청의 입장발표는 코미디와 다를 바 없는데도 대응능력의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의 경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응, 교육감의 시정연설도 못하도록 하는 등 결연한 의지로 지역사회를 이끈 반면, 경남도의 상계처리를 지켜볼 뿐이었기에 두 기관의 차이는 극명하다.

 물론, 감사를 거부한 교육청이 옳다는 게 아니다. 교육청은 특위가 5천~6천억 원의 비리커넥션에 대한 수사 의뢰에 대해, ‘비리척결’보다는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등 곁가지 반박으로 일관, 비리를 발본색원하려는 서울시교육청과는 대비된다. 1억 5천400만 원에 달하는 서울 충암고 급식비리는 학교의 반대에도 교육청이 감사를 강행했고 학생들은 급식비리를 다룬 기사를 배포하는 등 경남교육청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급식비리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물질적ㆍ금전적 피해, 정신적 피해는 누가 보상할 것이며 부실하고 비위생적인 급식을 먹어온 학생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먹거리로 비리를 저지르는 일은 엄벌해야 하고,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로 한 급식비리는 더욱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전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학교급식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는 필수다. 이 같은 당위성에도 경남의 급식문제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물론, 교육청의 감사거부가 원인이지만 예산문제란 점에서 경남도의회의 책임론도 가볍지 않다. 어정쩡하게 승인한 예산이 화를 불렀기에 더욱 그렇다.

 경남도, 경남교육청, 경남도의회는 영면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도력이 새삼 주목받는 현실을 감안, 도민을 현혹하려 해서도, 주장에 우선해서도 안 된다. 교육이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육성에 있기에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경남의 지도자라면,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인 ‘통합과 화합’의 울림을 외면해서야 쓰겠는가. 급식비리는 엄단해야한다. 미생(未生)인 급식문제가 12월이 다하기 전, 완생(完生)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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