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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구정보원장, ‘공자대학’ 주목해야
교육연구정보원장, ‘공자대학’ 주목해야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5.11.26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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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일 교육행정 부장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 원장은 스웨덴 교육 전문가로 교육계에 알려져있다. 황 원장은 스웨덴 국립교육청 과장과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 원장을 지냈다. 그는 ‘꿈이 있는 공부’,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등 교육 관련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황 원장은 지난 3월 경남교육청의 외부 공모를 통해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에 임명됐다.

 지난 16일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황 원장의 잦은 출장이 도마에 올랐었다. 성경호 위원은 황 원장은 지난 3월부임 이후 10월까지 7개월 동안 총 98회 출장을 다녀왔다고 지적했다. 이 출장 중에는 48회의 외부강의를 했고, 나머지는 출장, 직속기관 강의 등 일정이다. 황 원장의 연봉은 약 7천500만 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48회의 외부강의를 통해 1천998만 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한 달 평균 285만 원으로 보통 근로자의 한 달 월급보다 많은 금액이다. 또 강의를 하러 갈 때 별도의 출장비까지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직속기관에는 진주 수곡초, 김해 봉명중, 거제 하청중 등 17개 소속기관에서 강의를 했다. 하청중에서는 50여만 원의 강의료를 받았다. 공무원의 경우 소속기관의 교육이나 연수에 강사로 나설 경우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는 교육청 예산편성 지침에도 불구하고 강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황 원장이 이런 규정을 몰랐다고 해도 직속 기관 출장에서 강의료를 받은 것은 일선학교에서 재능기부 초청강의를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있는 노력과는 대조적이다.

 황 원장은 창원교육지원청이 시행하고 있는 공자대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원교육지원청은 지난해 4월부터 공자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100% 무 예산 자율봉사 프로그램인 ‘공자대학’은 공무원(公) 스스로(自) 크게(大) 배우는 대학(學)을 뜻한다. 공자대학은 내부 공무원의 재능기부 형태로 강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강사료가 들지 않아 예산 한 푼 없이 무료로 진행됐다. 그런데도 설문조사결과 99.6%가 만족한다고 답해 새로운 공직문화 창조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창원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김창수 팀장은 ‘제1회 대한민국 공무원상’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황 원장은 또 내년 전면 자유학기제를 앞둔 도내 중학교가 전문직업인 초청 예산을 절감하고 있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도내 중학교는 자유학기에 직업체험 수업에 필요한 전문 직업인 초빙과 예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직 강사를 초빙하기도 어렵지만,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려고 교육부가 시행하는 ITC기반을 활용한 ‘원격 영상 진로 멘토링’수업을 하며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김해 진례중학교는 웹캠을 이용한 전국 동시 인터넷 직업 체험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교 유학기제 담당 교사는 지방에서 전문 직업 강사를 인력풀을 구성하기도 쉽지 않다며 예산 사정으로 강의료는 무료로 요청할 경우가 많고 차량 지원비로 10만 원을 제공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황선준 원장은 이번 교육위원원회의 잦은 출장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황 원장은 법적으로 따져 봤다고 하지만, 경남의 교원 전문성 신장과 효율적 교과과정 운영 지원 등을 책임져야 할 교육연구정보원장이 다른 지역 강의에 다수 참석한 것은 업무 소홀로 지적받을 수 있다. 유럽에서 오래 공부한 황 원장 자신은 다소 억울 할 수 있지만, 경남교육청 직속 기관장에 어울리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외부 출장 시간을 줄이고 관내 학교에 유럽식 선진 교육방식을 접목해 경남교육발전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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