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이 낙마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면서 일부 서기관들이 명퇴를 거부할 소지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퇴직한 문병민 국장을 포함해 2~3명은 시장의 운명과 상관없이 자리를 비워줄 가능성이 크다. 시장이 내달 초 시장실을 비우게 되면 부시장이 직무대리 자격으로 인사를 할 수도 있고 빈자리를 직무대행 체제로 가면서 내년 4월 재선거를 통해 시장실의 주인이 될 새 시장에게 승진 인사를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 이래저래 김해시 공무원들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갑갑한 형국이다.
김 시장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1천500여 명의 김해시 공무원들은 인사와 관련해서 크게 세분류로 나뉘고 있다. 김 시장이 낙마하든 그렇지 않든 한결같이 ‘일단 충성 모드’가 첫 번째 분류다. 지난 5년간 김 시장으로부터 인사특혜를 받아 승진과 요직배치라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김 시장이 시장직을 유지하기를 기대하면서 은연중에 “김 시장이 낙마할 가능성이 없다”는 소문을 퍼트리는데 앞장 서고 있다. 다음은 차기 시장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세우면서 부디 김 시장이 집으로 빨리 돌아가기를 학수고대하는 인물들이다. 지난 5년 넘는 세월 동안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인사에서 푸대접을 받아온 이들이다. 이들은 김 시장에게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김 시장이 재임한 지난 기간을 ‘잃어버린 김해의 5년’으로 표현한다. 세 번째는 시장의 낙마 여부와 관계없이 초지일관 자신의 할 일만 하는 공무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시장 시절에도, 현 시장에게도 특별한 보은을 입지 않은 경우다. 시장이 집으로 가든 새 시장이 다시 오든 내 할 일만 한다는 공무원들로 “누가 시장이든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다.
올바른 공무원의 모습은 세 번째 부류다. 그런데 김해시에는 지난 시장 시절부터 초지일관 할 일만 해서는 승진이 요원하다는 인식이 대세를 이뤄 시간이 갈수록 모범적인 세 번째 부류 공무원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세 번째 부류가 절반도 안 된다. 그러면서 파생되는 문제는 김해시 공무원들이 국가와 시민의 공복이 되지 못하고 시장 개인 비서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들은 뭉쳐서 시장 친위부대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현재 김해시 공무원들 가운데는 시장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시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은 이들이 수백 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연유로 내년 4월 차기 시장이 될 인물에게 필자가 ‘새 김해시장의 인사지침서’란 이름으로 주문한다. 새로 시장이 되시면 김해시 공무원 가운데 현재 요직에 있는 이들은 모조리 좌천 시키고 승진에서는 일절 배제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민이 바라는 일을 하지 않고 김맹곤 시장 개인의 지시만 따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김해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됩니다. 아울러 새로 시장에 취임하시면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를 단행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공무원은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