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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중단, 시민 눈ㆍ귀 막는 일
보도자료 중단, 시민 눈ㆍ귀 막는 일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5.11.12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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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편집부국장
 김해시가 지난달 6일을 마지막으로 경남매일에 15여 년간 제공해오던 보도자료를 고의로 중단했다. 본지가 창간한 이래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사상 초유의 사태다. 그뿐만 아니라 본지 기자와 대표이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했다.

 김해시민들은 “경남매일이 요즘은 읽을 기사가 많아서 좋다”는 반응과 “김해시가 광고를 중단하는 등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라는 우려도 하신다. 독자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한다면, 김해시가 광고를 중단하고 필자와 사장을 고소한 것보다는 시가 돌연 중단한 보도자료다. 보도자료 중단은 독자의 알 권리 제공이 생명인 언론사의 목줄을 죄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보도자료 제공 중단에 대해 김해시 공보관은 “경남매일이 악의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어 보도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보도자료 제공은 우리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해시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김해시장에게 위임받은 사무가 아니라 김해시민에게 위임받은 일이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옳다”는 필자의 항변은 그들에게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김맹곤 김해시장님께 정중히 질문을 던진다. “시장님께서는 취임한 뒤 공정한 인사보다는 인사권을 쥐고 흔든다는 이야기를 혹시 들어 보셨는지요?” “이로 인해 김해시 공무원들이 시민 보다는 시장의 눈치를 보기 위한 행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는지요?” 공보관이 필자의 추측대로 시장 눈치가 보여서 시민의 의견과는 다른 업무상 판단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은 또 있다.

 본지의 보도가 악의적이다는 공보관의 주장에 대해 “김맹곤 시장이 최근 자신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1ㆍ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지난해 선거기간 언론사 기자에게 돈 봉투 건넨)이 기획 조작됐다는ㆍ주장을 1면에 보도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한 보복을 하고 있다”는 필자의 주장을 뭉개는 그의 태도는 시장의 눈치만 보는 공무원의 자세 그대로다.

 김맹곤 시장에게 또 묻는다. “자신의 사건이 기획ㆍ조작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경남매일에 보도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습니까? 요청한 기사가 3면에 보도된 날 다시 본지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1면에 크게 다시 보도해 달라고 요구하셨나요?”

 필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예’라면 김맹곤 시장은 언론마저도 자신의 발아래 두려는 삐뚤어진 언론관의 소유자다. 김 시장은 시장직에 있는 동안 비서실장을 필자와 신문사로 보내 자신에 대한 불리한 보도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한 사례가 많았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김 시장은 언론을 자신의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김맹곤 시장이 김해시 공보관에게 경남매일에 대한 보도자료 제공 중단을 지시했던지, 아니면 공보관의 과잉 충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한 달 넘게 김해시가 본지에 보도자료 제공을 중단하고 있다.

 김해시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김해시 공무원들과 김맹곤 시장을 어떤 시각으로 볼까. 또 경남매일을 어찌 바라볼 것인지도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특정 언론사에만 보도자료를 중단한 것은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로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김해시의 보도자료 제공 중단은 김해시민의 눈과 귀를 막는 일이다.

 사법기관이 압수수색을 통해 김해시가 승인한 산업단지에 대한 비리를 조사해 산단 시행사 대표와 김맹곤 시장의 측근을 구속한 사안을 경남매일만 보도했다. 한 달이 지나자 다른 언론사들이 보도를 시작한 특종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사로 매도하는 것은 상식 밖이다.

 김해시가 본지에 20년간 제공한 보도자료를 한 달째 중단한 사태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듯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김해시가 중단한 보도자료 제공을 만회하기 위한 본지 기자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야근에 추가 근무를 이어가면서 경남 전역과 김해시 모든 곳을 이 잡듯 뒤지면서 보도자료를 뛰어넘는 특종들을 찾고 독자와 경남도민, 김해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더 고군분투할 것을 본란을 빌어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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