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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산청’본격 추진
‘교육 산청’본격 추진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5.11.09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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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학교 설립 확정 백년대계 초석 마련
▲ 산청우정학사는 지난 2008년 학사 설립 이후 지역의 우수 인재육성과 지역인구 유출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한몫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우정학사 전경.
산청향토장학회 인재 육성 이바지
우정학사 중 90ㆍ고 80명 선발 운영
폐교는 대안ㆍ특수학교 전환 균형 노력

 교육부가 산청에 ‘거점 기숙형 중ㆍ고교 2개 학교’(이하 거점학교) 설립을 확정함에 따라 허기도 군수는 자신 선거공약 중 하나인 ‘교육산청’ 실현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9월 16일 대전광역시에서 교육부의 거점학교 중앙투융자심사가 열렸다. 경남지역 9곳 등 전국 80개가 넘는 학교 통합과 신설에 대한 심의였다. 산청군은 지난해 교육공동체 의견 수렴과 학부모 설문조사에 이어 이번 심사에서 거점학교 설립 ‘적정’ 결과를 얻어 같은 달 24일 산청지역 거점학교 설립이 최종 확정됐다. 산청지역 거점학교 설립은 허 군수의 ‘교육산청’ 백년지대계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허기도 군수
 허 군수의 거점학교 유치 성공과 지역교육의 과감한 개혁을 위한 그의 행보는 군민의 지지와 함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교사 출신인 허 군수는 한 통신 매체를 통해 지역교육이 처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과 자신의 선거공약인 ‘교육산청’에 대한 각오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 직장 두고 전답 두고 고향을 떠나간 젊은 학부모님들, ‘교육만큼은 산청에서 시키는 게 제일이다’는 확신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선호하는 교육환경을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이번 거점학교 유치를 계기로 산청군이 그동안 지역 교육발전을 위해 추진한 시책과 성과, 거점학교 설립 배경 등을 살펴봤다.

▲ 산청군향토장학회는 지난 1999년 지역의 우수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기본재산 50억 원을 조성, 매년 4억여 원 규모의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신임 김호용 이사장과 임원들이 이사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산청군향토장학회와 산청우정학사 설립

 “우리 학창시절엔 정말 많은 학생들이 있었지. 중ㆍ고교 시절에도 극히 일부 친구들만 진주 등지로 나가고 대부분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산청에서 초ㆍ중ㆍ고 시절을 보낸 김모(54ㆍ산청읍) 씨가 유수같은 세월 속에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던진 말이다.

 산청군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탓에 1980년대부터 자녀 교육문제로 인근 지자체로 인구 유출이 급속히 진행됐다.

 군의 인구 유출이 최정점에 달했을 땐 연간 2천 명 이상이 진주 등지로 삶의 터전을 옮겨 80년대 10만 명을 넘던 인구가 3만 2천명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구 유출 쓰나미’는 지역교육 근간을 흔들면서 교육환경 퇴보와 함께 낙후성을 면치 못했다. 지역경제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와 지역인구는 해마다 급격한 감소세를 탔다.

 특히, 고등학교는 인근 도시지역 학교보다 교육환경이 더욱 열악해 고교 진학과정에서 지역의 우수 인재들이 외부로 유출됐다.

 군이 처한 열악한 교육환경은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우수 인재들과 지역인구 외부 유출이란 부작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군의 현재 재정자립도 7%. 전체 인구 3만 6천여 명. 이중 70%는 중ㆍ장ㆍ노령층이다.

 군은 지역인구 유출 원인이 ‘자녀교육을 위한 이주’로 보고 다양한 대안과 방법을 마련, 시행에 전력했으나 인구 유출 방지와 교육환경 개선은 절반의 성공에 거쳤다.

 이러한 현실은 군의 교육환경을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처지로 전락시키기에 충분했다.

 군은 지역인구 유출을 막고 낙후된 교육환경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교육환경개선사업에 전력, 지역 인재양성을 위한 산청군향토장학회와 산청우정학사를 설립했다.

▲ 산청우정학사는 지금까지 서울대 2명, 수도권대학 27명 진학과 함께 지방 우수 국립대학 진학률을 끌어올려 지역의 미래 인재육성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사진은 우정학사 수업 장면.

 △ (사)산청군향토장학회 = 지난 1999년 지역의 우수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기본재산 50억 원을 조성, 지역 각계각층과 향우회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년 4억여 원 규모의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학회는 지난 15년간 초ㆍ중ㆍ고ㆍ대학생 장학금 2억 6천만 원, 인재육성지원금 5개교 2천만 원, 영어경시대회 입상학생 국외연수 6천만 원 등의 장학사업을 추진, 지역 인재육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 산청우정학사 = 2008년 공립학원 성격의 우정학사는 선발고사를 통해 성적 우선 순위로 중학생 90명(각 학년 30명), 고등학생 80명(1학년 30명, 2~3학년 각 25명)을 선발해 기숙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대 2명, 수도권대학 27명 진학과 함께 부산대 등 지방 우수 국립대학교 진학률을 끌어 올렸다. 고 3학년 25명 전원은 특기적성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우정학사는 급격히 줄던 지역인구가 학사 설립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군은 지역 특성상 출생률보다 월등히 높은 사망률에도 매년 200여 명의 인구가 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세에 있는 인근 농촌지역 지자체와 비교해 보면 상당한 성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 거점학교

 농산어촌지역에 산재한 소규모 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학교운영비 예산절감을 위해 거점학교 중심으로 적정규모 학교로 통합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교육부는 신설 학교에 필요한 건설경비를 제외하고 폐교되는 학교당 100억 원을 거점학교에 특별교부금으로 지원,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경비에 사용하도록 해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덜 계획이다.

 지난 9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산청지역 거점학교 2개교 신설을 확정했다. 따라서 낙후된 지역 교육환경의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교육산청’의 초석이 될 거점학교는 허 군수 선거 공약인 ‘부자산청ㆍ녹색산청’과 함께 산청 미래에 대한 희망이 됐다는 점에서 군민의 기대와 호응을 얻고 있다.

 △ 거점학교 설립 배경 = 지난 1980년대 군 인구는 10만 명을 넘어 각 학교 한 학급당 6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만큼 군 인구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거리를 활보했다.

 당시 군에는 초등 41개교 학생 수 4만여 명, 중등 10개교, 7천여 명, 고등 6개교 3천여 명 등으로 5만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했다.

 현재 군의 학생 수는 초ㆍ중ㆍ고 모두 합쳐 2천8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학교 수는 중학교 7개교(분교 포함), 고등학교 9개교로 80년대 당시 그대로다.

 이런 처지는 지역에 초미니 학교를 만들어 내면서 도시지역 학교처럼 정상적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할 학교가 거의 없고 학생 수와 교직원 수가 비슷한 학교를 낳게 했다.

 △ 거점학교 추진 과정 = 교사 출신인 허 군수는 풍부한 교육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군수 취임과 함께 지역교육의 과감한 개혁과 획기적인 변화를 위한 대안으로 거점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허 군수는 지난해 8월 교육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국회와 교육부 등을 오가며 거점학교 필요성을 역설하고 학부모들에게 거점학교 설립에 대한 취지 설명과 함께 동의를 구했다.

 그의 발빠른 행보와 군의 체계적인 거점학교 유치활동은 관내 초ㆍ중 전 학년과 고교 1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거점 기숙형 학교 유치 의견조사’ 결과 산청 북부지역에서 75% 이상 동의를 얻었다.

 이런 결과 탓에 군은 지난 9월 24일 산청 북부지역에 지역 교육발전의 구심점이 될 거점학교 설립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거점학교 설립을 추진했으나 이해 당사자인 지역 학부모들에 대한 홍보 부족 탓에 학부모 의견조사에서 63.3%의 동의를 얻어 기준치 75%에 미치지 못해 좌절됐다.

 △ 거점학교 설립 계획 = (가칭)산청중학교는 산청중, 산청중차황분교, 생초ㆍ경호ㆍ신등중을 통합해 산청읍 웅석봉로 86번길 9-8 일원(현 산청중학교) 예정 터에 13개 학급, 학생 수 285명 규모로 설립한다.

 (가칭)산청고등학교는 산청ㆍ생초ㆍ경호ㆍ신등고 등 4개 고등학교를 통합, 산청읍 웅석봉로 86번길 9-12(현 산청고등학교) 예정 터에 16개 학급, 학생 수 360명 규모로 설립 추진한다.

 이들 2개 거점학교에는 건축비를 제외하고 각 300억 원의 인센티브가 지원된다. 오는 2018년 3월 1일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거점 기숙형 중학교는 관내 초등학교 졸업생에게 우선 입학이 허용된다. 최소한 모든 가족이 3년 이상 산청에 거주해야만 혜택이 주어진다.

 또 고등학교는 관내 중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한 경우에만 혜택을 줄 계획이다.

 허기도 군수는 “이번 거점학교 설립은 군정 목표로 정한 ‘교육산청’ 실현의 초석을 마련했다”면서 “우선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전국 명품 중ㆍ고교로 육성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합으로 폐교되는 학교는 지역민과 협의해 대안학교나 특수학교 등으로 전환, 개교해 지역이 균형발전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산청 교육의 희망봉이 될 ‘거점학교’. 한 때 지역인구 10만 명, 그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한 첫발을 디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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