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김해시장 불행 전철 밟나
역대 김해시장 불행 전철 밟나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5.11.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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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편집부국장
 김맹곤 김해시장의 대법원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지역이 술렁거리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선거 때 언론사 기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지난 1ㆍ2심에서 실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지난 5월에 상고했다.

 일각에서는 11월 10일에 선고를 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다음 달 초에 선고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는 이들도 있다.

 김맹곤 시장의 대법원 최종심 선고를 11월에 하든 12월에 하든 큰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20년을 맞는 민선시대 김해시장실을 지켰던 모든 시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될지가 관건이다.

 1~3대 김해시장을 역임한 송은복 시장은 지역 기업으로부터 10억 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교도소 복역을 마쳤다. 이어 4대 김해시장실을 지킨 김종간 시장은 3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퇴임 이후에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최근 석방됐다. 김종간 전 시장은 지금도 결백을 주장하면서 재심청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달이나 다음 달에 있을 김맹곤 시장의 대법원 선고는 결과에 따라 김해 역사를 새로 작성하게 될 공산이 크다. 김 시장이 무죄를 선고받아 퇴임 때까지 무탈하다면 민선 김해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교도소 복역을 하지 않은 시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상고심이 기각으로 결정 나면 역대 김해시장 가운데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로 형은 살지 않게 되는 최초의 시장이 된다.

 김 시장이 김해시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와중에 그의 측근 배모 씨가 그제 긴급체포된 상태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시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배씨는 부동산과 건설업 등에 관련된 인물로 산업단지 등의 인허가에 개입해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업자와 관피아 사이에 뇌물 전달의 매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해지역에는 최근 산단 인허가와 연계된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김 시장 측근 인물에게 산업단지 승인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금품이 건네졌다는 의혹들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제 체포돼 창원지검에서 어제까지도 풀려나지 못하고 조사를 받는 배씨는 일각에서 ‘밤의 부시장’으로 통할 정도로 김 시장과는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달 이미 구속된 산단 대표 이모 씨가 배씨에게 산단 인허가와 관련해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배씨를 통해 김맹곤 시장 개입 여부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배씨가 구속된 뒤 김 시장과의 연관성이 드러난다면 김맹곤 시장은 역대 김해시장들의 전철을 밟게 된다.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될 일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김맹곤 시장을 존경하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인으로 그가 걸어가는 행보에 대한 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는 없다. 역사 앞에 직무를 유기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김맹곤 시장이 좋은 시장으로 역사가 기록하기를 개인적으로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필자의 사견과 달리 역대 김해시장들이 걸어온 길이 경로 의존성(과거의 선택이 관성 때문에 쉽게 변화되지 않는 현상)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김해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와 5년 전 지방선거에서 김맹곤 시장을 찍었던, 그렇지 않던 김해시민 대다수는 김맹곤 시장이 과거 김해시장들이 겪은 불행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죄를 짓고도 무탈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 법의 존엄이 훼손되는 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시장이 죄를 짓지 않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이어 불거져 나오는 각종 의혹과 사법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노라면 김해시민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이 필자의 슬픔만은 아닐 것이다.

 불거진 의혹과 사법당국의 수사와는 별개로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퇴임한 김해시장들이 지역원로가 되지 못하고 하나같이 법의 심판대에 올라 교도소 신세를 진 일은 당사자는 두말할 것도 없지만, 시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전직 시장들의 퇴임 후 교도소행이 더는 이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자칫 그간의 결과가 ‘경로 의존성’에 의해 바꿀 수 없는 선택으로 굳어져서는 정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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