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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도예촌 조성 시급하다
김해 도예촌 조성 시급하다
  • 원종하
  • 승인 2015.11.0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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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김해의 대표적 축제인 김해분청도자기 축제가 막을 내렸다. 20여 회를 뒤돌아볼 때 축제 개최가 어려운 면(面) 단위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꾸준히 성장해 김해의 대표적인 자랑거리가 됐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예촌을 조성해 내적인 성숙도와 외적인 질적 완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도약(跳躍)의 발판과 혁신이 필요하다.

 김해 분청도자기는 15~16세기쯤 번성했던 생활자기로서 청자와 백자와는 달리 서민적이며 독특한 예술성을 가진 특징이 있다. 질감은 투박하지만 형태와 문양이 자유롭고, 표현이 분방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치고 예술성이 뛰어나,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그릇이다. 생산자와 참여자를 위해 며칠간 판매하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교육과 산업분야로 확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김해에는 상동면 대감리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 가마터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곳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성은 있지만 여전히 이러한 역사를 증명할 고증적인 면에서는 미비한 편이다.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체계적인 활동과 더불어 도예인들의 숙원사업인 도예촌 건립이 실현돼야 명실공히 ‘도자기 김해’의 명성을 찾을 수 있다. 창의적이고 안정적인 도자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도예촌 같은 필수공간이 전제돼야 한다. 이제는 분청도자기를 브랜드화 해 김해를 마케팅 할 수 있는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협소한 장소는 말할 것도 없고, 홍보, 판로에 이르기까지 힘든 현실 속에서도 김해의 자존심을 지키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예인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접근방법은 김해의 중요한 자산이 돼버린 분청도자기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까지 힘든 현실을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김해 도예촌은 만들어 체계적으로 활동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도예인들이 전부 자비(自費)를 들여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습니다”고 말하던 도예인 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물론 김해 진례면에는 6년 전 문을 연 김해분청도자관이 있다. 그러나 그 공간은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결과물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이지 도예인 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에는 협소하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전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문화는 그 누구 한 사람의 소유물이 돼서도 안 된다. 모두가 공유하고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후손들인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술을 가진 누군가가 열심히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체계적으로 계승하고 또 그 뒤를 이을 사람이 나올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 특히 기술보유자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나 경험을 직접적으로 전수해야 하는 도제식 교육을 필요로 하는 도예분야는, 함께 생활하며 감정을 교류하고, 가마의 온도를 맞추고, 다양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공동체 활동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김해시의회에서는 필요한 조례를 제정해 140여 곳에 달하는 도자기 공방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행ㆍ재정적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 김해는 그동안 산업도시로 팽창돼 왔지만 이제는 문화와 융합되는 산업문화도시로서의 미래지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장차 중소기업과 연계해 바이어를 통한 수출의 길도 열수 있고, 개관을 앞둔 김해중소기업 비즈니스센터를 활용한 마케팅과 판로 개척을 찾아볼 수 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도예촌을 만들어 우수한 도자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도예인 들이 마음 놓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김해가 세계적인 분청도자기 메카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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