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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서 최치원 선생 기리는 바람 분다
사천서 최치원 선생 기리는 바람 분다
  • 박명권 기자
  • 승인 2015.10.26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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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화 전 춘추관장 ‘보존회’ 결성 운영 활발
작년 전국백일장 개최 ‘최부’ 중국서 전시회 시 ‘범해’ 모티브 주전자
▲ 최상화 전 춘추관장과 학생들이 최치원 동상 앞에서 지난달 백일장을 기념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나라에 보낸 축사에서 통일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의 시를 인용해 화제다.

 언급만 벌써 세 번째로 두 나라 간 문화교류의 상징적 인물로 풀이된다.

 화제의 인물은 1150년 만에 주목을 받는 신라시대 최고 문신이자 당나라에서도 높은 학문을 인정받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과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서 최치원의 시 호중별천 중 ‘동쪽 나라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네’, 범해 중 ‘돛 달아 푸른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를 인용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ㆍ중 간의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최치원 선생이 다시 주목된 것이다.

 중국에서의 최치원 선생의 존경과 인기는 대단하다.

 문화적 가치와 콘텐츠 속의 의미를 중요시하는 만큼 최치원 선생이 만들어낸 콘텐츠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살에 당나라로 건너가 과거에 급제하고 신라로 돌아와 각종 개혁을 시도한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한국에서 또한 인정받고 있다.

 1200여 년전 최치원이 머물렀던 중국 강소성 양주(揚州)에는 2007년 중국 외교부가 허가한 최초의 외국인 기념관으로 최치원 기념관이 들어섰고 해마다 10월 15일이면 제사도 진행된다.

 2001년부터 14년 동안 이어져 오는 이 제사는 이제 양주시 인민정부 주민양 시장, 양주대학교 추신안 총장과 같이 중국의 주요 간부들이 참여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에서 최치원 선생의 가치를 알아보고 먼저 자원화하는데 적극 노력한 것이다.

 이렇게 통일신라시대의 최치원 선생이 중국에서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전부터 그의 정신을 계승해온 한국의 다양한 장인, 문화 콘텐츠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최부가 최치원 시 ‘범해’를 모티브로 양저우에서 전시한 차 주전자.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바로 ‘최부’다.

 최치원을 시조로 한 경주 최부자 가문의 문화적 헤리티지를 담아 품격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부(崔富)’는 경주 최씨(慶州 崔氏), 최부자 가문의 14대 외손 원혜성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돼 최부자 가문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300년 동안 부를 이어오며 나눔과 베풂을 적극 실천해 한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교범이 됐으며 오늘날 동반성장의 기본정신을 만든 최부자 가문에서 보유하던 보석, 은기를 토대로 최부를 만들었다.

 ‘최부’는 지난 15일 양저우 최치원기념관 2층 전시실에서 최치원의 시 ‘범해’를 모티브로 차 주전자를 전시했다.

 이 자리에는 중국 행사 관계자와 전 주일대사 고려대학교 최상룡 교수, 전 문화공보부장관이자 고려대학교 사학과 최광식 교수 외 최치원 제사를 마친 경주 최씨 종친회 100여 명이 참관해 최치원의 기념하는 작품에 대한 감상을 함께했다.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원혜성 대표의 예술적 소양과 식견이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들 사이에서 주목받아 화제가 됐다.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최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원혜성은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이 중요 행사에서 최치원 선생을 세 번이나 언급했다는 것은 그 역사적 의미가 큰 것을 뜻한다”며 “최치원 선생뿐만 아니라 경주 최부자 가문과 더 나아가 가문의 가치를 담아 중국에 소개하는 작품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최부의 대표작 ‘범해 탕관’은 최치원이 12살에 당나라로 건너가 17년간 머물다 신라로 돌아오며 지은 ‘범해’라는 시의 역사성과 아름다움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탕관이다.

 천년을 지나 지금까지 최치원 선생의 시가 한ㆍ중 교류의 교두보로 이어져 내려오는 만큼 한ㆍ중 간의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기원하며 만들었다.

 향후 이 탕관은 최치원의 역사를 기리는 곳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렇게 개인의 활동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최치원의 가치를 높이는 문화 콘텐츠 생산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창작뮤지컬 ‘최치원’이 지난 15일과 16일 2일간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무대에 올려졌다.

 사천에서도 고운 최치원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32대 후손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이 지난 2012년 4월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 남일대 유적비 제막식’을 갖고 ‘(사)남일대유적비 보존회’를 결성ㆍ운영하고 있다.

 공식행사를 자제해 왔던 보존회는 지난달 11일 고운 최치원 선생이 ‘남쪽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이라며 극찬했던 사천시 향촌동 소재 ‘남일대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제1회 전국백일장을 성황리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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