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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ㆍ창원시민을 ‘물’로 보지 않는다면…
도민ㆍ창원시민을 ‘물’로 보지 않는다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10.25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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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경남 국회의원 지역발전 외면 주민과 따로 노는 행정 한심

 올망졸망함에도 정치를 등에 업고 누구나 행세하려 나대는 것을 보면 선거철이 코앞인 것 같다. 내년 4월의 총선에 이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매년 치러지는 만큼, 때가 때인지라 쓴소리, 곧은 소리, 굽은 소리 등 무슨 말인들 못할까만, 뜬금없고 생뚱맞은 헛소리에 자못 황당할 지경이다. 이에 뒤질세라 도내 자치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와 발표가 봇물을 이루지만 0.1%도 지지율도 없고 거론조차 되지 않는데도 나대려 한다면 꼴사납게 비칠 뿐이다.

 특히, 국회의원과는 달라, 현직에 우선해야 할 기초단체장이 대통령을, 국회의원을, 또는 경남지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벌써부터 나댄다면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란 지적이 십상이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21일 창원대학교 봉림관에서 열린 ‘대담한 토크콘서트’에서 “저는 대통령 목전까지 가 봤다. 국정을 운영해 보고 싶은 것은 정치인의 꿈”이라며 “차기 대통령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 또 다른 단체장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한 치적 자랑에 동분서주, 집안(자치단체)일은 뒷전이 될까 봐 걱정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남에게 꿀리기는 싫었기에 자랑거리가 없는 사람일수록 주섬주섬 자랑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라 하더라도 말에는 설득력과 함께 진지함이 묻어나야 한다.

 몸집을 키우려고 이런 말 저런 말을 가리지 않고 나대며 이슈화하는 정도라면 다행일 수도 있겠지만 물의를 일으켜 쪽박만 찬 경우가 우리 정치사에서 흔히 일이기에 부메랑이 될까봐서다. 또 꿈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해도 어린이에게는 희망을 주지만 노년(老年)의 몽상(夢想)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일 가능성도 있기에 또 다른 우(遇)를 범할까봐서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7월 22일, ‘(창원광역시 추진)되지도 않을 일을 갖고 정치놀음하지 말고 시민을 위해 일하라’고 경고한 게 새삼스럽다. 이런 가운데 창원은 뒤죽박죽이다.

 20대 총선을 겨냥한 ‘규칙’ 정하기에 정치권이 분망하지만, 창원출신 의원들은 의석수가 줄어들까봐 안달이다. 경남도민들의, 창원시민들의 뜻과는 달리, 창원시의 현행 선거구가 줄어든다면 마창진 분리법안 추진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그들 맘대로 헤쳐모여 하는 게 옳은 일인지는 몰라도 통합창원시를 통합 이전의 창원, 마산, 진해로 돌려버리겠다는 주장에 앞서 통합이 잘되었다는 것인지, 잘못되었다는 것인지를 묻고 싶다. 같은 시간 경남도청 프레스 센터에서는 경남상공회의소가협의회(회장 최충경)회장단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진해 글로벌테마파크 선정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일치단결해 유치전에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창원지역 국회의원과 경제인들과는 시각이 이렇게 대조적이라 아이러니한 광경이었다. 아무튼, 어느 단체나 도민들 중 창원의 국회의원 수가 줄면 안 된다는 게 없는 걸로 봐, 국회의원 축소반대보다는 도내에 일자리가 늘어 경기도 살아 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는 연간 1천만 명의 방문객을, 고용유발효과 10만 명, 생산유발효과 9.5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조 원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막대한 걸로 조사됐다. 이날 최충경 회장은 “글로벌테마파크는 특정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라 진해를 축으로 거제, 마산, 통영, 남해, 하동을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다”며 “지리산권 등 내륙관광과 연계되는 경남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도내 국회의원에게 호소를 하고 나섰다. 이유는 또 있다.

 도내 국회의원들은 정부에서 복합리조트 선정계획을 발표할 때도, 진해를 1차 후보지로 선정할 때도 조용했다. 반면, 호남권은 전체 국회의원이 나섰다. 최종선정을 앞두고 정치권이 창원선거구 축소에는 발끈하면서 지역발전에는 뒷짐 지고 먼 산 바라보듯 한 것에 경제인들이 나서야만 하는 게 경남이라면 새판으로 정리돼야 한다. 통합 때 경남도민의, 창원시민의 뜻에 배치돼도 밀어붙이더니, 분리할 때도 정치인 자신들의 뜻만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걸핏하면, 창원시장은 광역시를, 국회의원들은 통합창원의 분리를 주장하는데 어느 게 옳고 그런지의 여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만약이 전제라지만 경남도민을, 창원시민을 ‘물’로 보지 않는다면 ‘번지수 잘못 짚은 헛소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는 있을 수 없다.

 민초(民草)’는 나약하지만 강하고, 순수하지만 권력자보다 오히려 더 지혜롭다. 낙엽지는 가을에‘한여름 밤’의 꿈을 꾸려 해서야 쓰겠는가. 경남도민의, 창원시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대한다. 권력은 국민, 즉 경남도민으로부터 나온다기에 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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