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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로소키는 하루라도 빨리
하로소키는 하루라도 빨리
  • 안태봉
  • 승인 2015.10.22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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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봉 시인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협회장
 누가 말했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그게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일어났다.

 눈물 없이는 도저히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혈육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했는데 이념의 장벽에 갇혀 왜? 고령화돼 가는 이산가족이 만날 수 없는 것인가. 이번에 남측에서 96가족 389명이 북측의 141명과 상봉하게 됐다. 지난 20일 오후 북한의 금강산호텔 이산가족단체면회소에서 서로가 이름을 부르며 눈물바다를 이뤘다.

 TV를 지켜보던 경주최씨중앙종친회 최원작(71) 부회장은 “바라 재일먼지 만나기 언재고 2000년 8ㆍ15를 시작해서 요번에 만나는기 20해가 대어서이 얼매나 뜻기푼일인기고. 와 우리나라만 이런기 있는기가 참말로 안댓따. 만날끼라 신청해노코 절반이 저시상으로 갔따꼬카이 하로소키 통일대던지 아니몬 서리가 살아있는 건지 명단이라도 주고 받으몬 어떠캣노. 그라고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통커개 나설 때가 댄기다. 알고보몬 다가턴 우리민족이이가. 넘이 아인기다. 그러이 피부애 와 닿은 남북대하가 오가야 대는거아이가”라며 그동안 연평균 1.3회꼴로 열려 지금까지 4천500여 가족, 2만 2천700여 명이 상봉했지만 아직도 이산의 슬픔은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일을실천하는모임 사무처장 이진우(66) 시조시인은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우리 측 상봉 신청자는 9월 말 현재 13만 409명 중에 49%인 6만 392명이 이미 저세상을 갔고 6만 3천488명만 생존해 있다며 “이러키 만나가꼬 어너 새월애 다만날끼고. 대다안은 짓이다. 나이던 사람덜 중애 칠십 살 이상이 81.4%라고 하이 아프로 살몬 얼매나 살낀공. 대기 컨일이다. 사람이 사는대 수맹이라는기 있는대 북칸애 있는 가족을 만날끼라꼬 신청해노코 저시상어러 간 사람이 만어이 이를 우짜몬조캣노. 얼매나 보고 싶었을꺼고. 인자 얼마 남지 않았는대 이러캐해서는 한을 품고 갈 것 아이가. 정부당국자덜은 보다 지피있는 대하로 금강산애서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했으몬 대기 조캐따”라며 박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북한에 전체 이산가족 명단 교환과 금강산 면회소를 만들어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거제 출신으로 부산여대에서 강의를 맡았던 반태권(75) 법학박사는 상봉 희망자의 명단을 일괄 교환해서 남북이 대대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며 “육이오사변이 터진 지 올개로 만 65주년이 대어따아이가. 이산가족이 13만 409맹 중애 49%가 시상을 떠났고, 인자 남은 사람이 반이라카는대 말키 고령자라서 올개지나몬 더 나아질기 업는 거 아이갯나. 그러이 북칸의 김정은이도 지가 말한 거를 채검지고 시행해야 대는거 아이가”라며 남북 최고지도자의 발언이 공수표가 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가 당연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재일먼지 : 제일 먼저, 언재고 : 언제인가, 대어서이 : 되었으니, 만날끼라 : 말날 것인가, 시상 : 세상, 통커개 : 통크게, 알고보문 : 알고 보면, 넘 : 남, 이러키 : 이렇게, 대다안은 : 사리에 맞지 않는, 우짜몬조캣노 : 어떻게 하면 좋겠나, 올개 : 올해, 대어따아이가 : 되었을 것이다, 말키 : 전부, 채검 :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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