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7:36 (금)
가자, 평생학습축제 장으로
가자, 평생학습축제 장으로
  • 김은아
  • 승인 2015.10.06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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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댄스수업시간이 지났는데도 강당에서는 아직도 음악소리가 들리고 어르신들의 가쁜 숨소리가 새어나온다. ‘몸살 나지 않으실려나’ 나의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며칠 남지 않은 김해평생학습축제 댄스경연을 나가시는 어르신들의 연습 열기는 더운 여름마냥 뜨겁다. 수업을 마친 강사 선생님도 돌아가실 생각을 않는다.

 “어머님들, 시원한 음료수 한잔 드세요.”

 한참이 더 지나고 음악소리가 그치자 얼른 잔을 내밀었다. 붉게 달아오른 열기만큼 어르신들은 한층 젊어 보이신다.

 성원한글학교도 경필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1년간 배운 한글이 이제야 빛을 발하게 된다는 생각에 책상 위에 펼쳐진 공책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적어 나가신다.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둔 친구분들을 부러워하시던 몇몇 어르신은 더 열심이다. “어머니, 이제 손자에게 글씨 쓰는 법 가르쳐도 되실 것 같아요”하고 응원했더니 손사래를 흔드시며 “아직은 멀었다” 하신다. 하지만 가만 지켜보고 있으면 글씨체가 요즘 대학생들보다도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몇몇 어르신들은 좀 더 열심히 준비해 내년에는 ‘글짓기 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욕심을 부려 보기도 한다. 그 말씀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공예반 강사들과 수강생들은 체험활동을 위한 준비로 바쁘다. 처음에 계획했던 체험활동이 다른 기관들과 겹치는 사실을 알고 회의와 토론을 거쳐 새로운 아이템으로 바꾸고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재료를 사고 직접 시연을 해본다. 회관은 평생학습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북적임과 웃음소리와 준비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작년보다 더 풍성해진 평생학습축제 프로그램 내용에 회관 식구들과 1층 김해어린이집 어머니들의 눈이 둥그레진다.

 “와, 난 아이들 데리고 ‘끼’ 스크래치 마당은 꼭 참여해야지. 근데 일찍 가야겠네.”

 ‘끼’ 스크래치 마당은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김해민속박물관 유물 사진찍기, 평생학습마당, 과학체험마당 체험 등의 미션을 수행하고 스크래치 프로그램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지만 한정된 수량으로 진행된다는 나의 말에 찬빈이 어머니가 수첩 일정에 깨알같이 ‘오전 10시’라고 적는다. 이처럼 올해의 평생축제는 시민들이 축제에 역동적으로 참가 하도록 운영한다.

 이번 축제는 ‘함께하는 배움, 더 행복한 김해’라는 주제로 102개 평생학습ㆍ과학기관(단체)이 참여하며 각 기관단체들의 체험관, 동아리 경연, 꿈나르미 Book Bus, 시정 홍보관, 코스어와 사진찍기, 찾아가는 영어교실, 해부교실, 부모와 함께하는 ‘끼’스크래치 마당 등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체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수릉원 가을 하늘을 배움의 열기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유달리 올해의 축제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아마도 한글날에 시작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평생학습 축제는 10월 9일인 한글날과 그 다음날에 진행한다. 세종대왕은 글을 모르는 백성을 불쌍히 여겨 한글을 만드셨다고 했다. 세종대왕이 평생학습에 대한 의미를 언급한 적은 없지만 한글을 통해 선조들은 평생학습의 첫 장을 열지 않았나 싶다. 모든 사람들이 글을 알고 그것을 통해 정보를 얻고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 문화로 이어진 것이고 자신의 삶의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축제의 의미를 가진 김해평생학습축제가 수릉원 일원에서 이틀간 열린다. 한글날 연휴가 겹쳐 더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김해 시민들이 함께 하는 참여하는 밝고 활기차고 역동적인 축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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